거국내각 구성, 현실화 가능성은 얼마나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6-10-31 12:48:14

새누리, 김종인·손학규·김병준 책임총리 추천
민주-국민의당, 당초 입장 바꿔 “필요 없다” 일축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최초 제안하고 박지원 국민의당 비원장도 “검토할 때”라며 동조했던 거국 중립내각 구성 요구를 새누리당 지도부가 전격 수용하면서 현실화 가능성이 주목된다.

여권에서는 당초 문 전 대표가 ‘거국 내각’ 카드를 제시했을 당시부터 “막상 우리가 수용하면 당황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으나. 결국 이를 수용한 것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일단 당사자인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선 내정에 관한 권한을 대폭 내려놓고 임기를 보내라는 요구여서 결정이 쉽지 않다. 야권 역시 당초의 입장에서 선회해 ‘최순실게이트’ 진상규명이 우선이라며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30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결정은 (당이 아닌) 대통령이 하는 것”이라면서도 “당 최고위에서 (거국내각 구성)의견을 모아서 (박 대통령에게)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국민들께서 납득하실 수 있는 그런 인적쇄신 결과가 돼야 한다는 인식 하에 거국내각 구성을 요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야권의 반응이 이상하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새누리당이 오늘 거국내각을 언급했다는데, 듣고 싶지도 않고 중요하지도 않다"고 일축했고,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도 "그건(거국 내각은) 최순실 씨가 귀국하기 전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 당초의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이에 따라 여당은 야권이 동의할 수 있는 ‘통합형’ 총리 카드로 민심 수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핵신 관계자는 “야당이 동의하지 않는 총리는 이제 불가능해진 것 아니냐”라며 “거국 내각 제안과 함께 누가 통합형 총리로 적합한지에 대해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선 김종인 민주당 전 대표와 민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대표가 후보로 천거된 것으로 전해졌다. 노무현 정부 인사이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김병준 국민대 교수도 총리 후보로 함께 거명되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이들은 모두 분권형 개헌론자들”이라며 “만약 이들 중 한 명이 책임 총리로 발탁될 경우 이들의 ‘내각제’ 혹은 '내각제 요소가 강한 분권형 대통령제' 등 권력구조 개편 방향과 박 대통령의 ‘개헌’ 요구가 맞아 떨어지면서 개헌론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