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도부 사퇴 문제로 갈등 심화
비박계 등, 대표 사퇴-재창당 요구 vs. 이정현, “도와 달라” 사실상 거부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6-11-02 11:37:19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여권의 비박계 인사 중심으로 '최순실 사태'와 관련한 당 수습책으로 지도부 사퇴 후 재창당 의견이 제시됐으나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2일 “도와 달라”며 사실상 거부의사를 거듭 피력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 연석간담회에서 중진들의 의견을 모두 들은 뒤 "이 자리에 중진 의원들을 모시고 얘기를 듣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저는 3선 의원이고 당 내 몇 안되는 호남 출신이다. 경륜이나 학력이나 모든 부분에 있어 부족하다"며 "당의 중진 의원들에게 간곡히 부탁드리고 호소드린다. 중진들께서 지혜를 좀 나눠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우리 당이 좋을 때는 좋은대로, 위기일 때는 위기인 대로 그렇게 해서 하나씩 헤쳐나가고, 극복하고, 수습해 나가는 것이 공동체이고 당 조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부족한 저와 함께 정병국, 주호영, 김용태 의원이 당을 어떤 식으로 개혁하고 변화시키고 할지에 대해 28만 당원과 국민 앞에서 호소하지 않았느냐. 누구도 완벽하진 않지만 민주적 절차를 통해 선출된 당 대표를 뽑아놓고, 낙선을 했지만 힘을 보태 지혜를 모아 극복해나가자고 한 것 아니었느냐"고 읍소했다.
이에 대해 비박계 정병국 의원은 이날 한 방송에 출연, "(지도부 퇴진 요구를) 어떤 권력 다툼의 전쟁, 이것도 불사하겠다는 식의 발언을 하는 것을 보고 이거는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앞서 비박(비박근혜) 진영이 주축인 3선 이상 중진 21명은 전날 회동을 갖고 이정현 대표의 사퇴를 주장했다.
김무성 전 대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남경필 경기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도 전날 국회에서 긴급 회동 후 공동발표에서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새누리당은 재창당의 길로 가야 한다”며 “그 길을 향한 첫걸음은 현 지도부의 사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정현 "많이 부족하지만 도와달라"며 비박계의 잇단 지도부 퇴진 요구를 일축했다.
한편 이날 중앙일보는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지난달 31일 여의도 한 일식당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재 여야 중진의원 만찬에서 비박계 중진들에게 "이정현 대표에게 물러나라는 것은 전쟁하자는 것"이라며 "전쟁하자"는 취지로 말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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