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전 총리, “최순실 사태, 냉정을 되찾고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검찰 수사 결과 발표 지켜보는 인내심 필요할 때”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2016-11-19 09:00:00
[시민일보=전용혁 기자] 이른바 ‘최순실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박근혜 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정홍원 전 총리가 17일 “검찰 수사 결과 발표를 지켜보는 인내심이 필요할 때”라고 주장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배포한 '정홍원 전 국무총리가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사실 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법적ㆍ정치적ㆍ도의적 책임을 일방적으로 추궁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며 이같이 말하면서 “국민들께서는 냉정을 되찾아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그는 “지금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고, 진실규명 작업이 한창인데도 실체와 증거보다는 추측과 확인되지 않은 의혹들에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진상이 드러나기도 전에 보도를 통해 모든 내용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느낌인데, 바로 이것이 우리가 그렇게도 금기시하는 마녀사냥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법률가인 제가 봤을 때 지금까지 드러난 것은 대통령이 최순실과 가깝게 지냈고, 최순실이 이를 이용해 국정에 개입해 사익을 도모했다는 정황들이 적지 않다”며 “최순실이 저지른 불법ㆍ위법 행위에 대통령이 개입한 사실이 있다면 그에 대한 응분의 책임은 피할 수 없는 일이지만 진실 규명도 되기 전에 대통령에게 무한 책임을 지라는 요구와 주장은 결코 법 앞에 평등이 아니고 일시적 분풀이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제가 2년 동안 총리로 재직하면서 회의나 면담 등 기회에 대통령을 숱하게 많이 만났고, 많은 대화를 나눠 봤는데 대통령이 오랫동안 공부를 많이 해서 너무 많이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자주 있었다”며 “그런 점에서 외부의 조력이 없이는 판단도 제대로 못하는 대통령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는 일부의 주장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냉정을 되찾아야 한다”며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와 특검 조사가 예정돼 있는데 진실은 가려질 수 없다. 진실이 규명된 후 그에 상응한 책임을 물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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