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비박, 탈당 러시 가능성 주목

김용태 남경필 결심 굳힌 듯...하태경 등도 고심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6-11-20 16:42:56

▲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새누리당 예비 대선주자 5인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최순실게이트'에 따른 시국 수습책과 당내 문제 해결을 위해 만나고 있다. (오른쪽 아래부터 시계방향으로) 정진석 원내대표, 원희룡 제주도지사, 김무성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새누리당 내 비박계의 탈당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새누리당 비주류 대선주자인 남경필 경기지사와 김용태 의원이 탈당 결심을 굳히고 이르면 이번주초 공식 선언할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김용태 의원은 이날 "현재로선 보수를 살리는 유일한 길은 새누리당을 해체하는 것"이라면서 "도저히 박근혜 대통령을 떠날 수 없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당을 나가는 게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박 대통령을 출당시켜서 당을 궤멸시키는 방안도 있지만 지금 당에서 누가 지도부로 나선다고 해도 그건 어려워 보인다"면서 "당을 안에서 해체할 수 없다면 나갈 수밖에 없고, 내가 선봉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선도탈당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비박 중진인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도 “박근혜 체제를 끝내기 위해서는 탄핵뿐이다. 그런데 탄핵 국면으로 들어가지 못한 채 이 치욕스런 상황이 유지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새누리당이라는 존재 때문”이라며 “박근혜 출당 없는 새누리당 변화는 어불성설이다. 이제는 그들의 퇴출과 그들과의 결별만이 남았다”고 탈당을 시사했다.



그는 또 “공공의 적이 되어 버린 박근혜 대통령, 최순실 일당, 병신오적이라는 사람들, 최순실 일당과 결탁하여 온갖 이권에 개입한 부역자들 모두 새누리당을 붙들고 있다”며 “이들에게 남은 건 이제 새누리당 밖에 없다. 이제는 새누리당에서 이정현 대표가 물러난들,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한들 작금의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남경필 경기도 지사가 이르면 다음 주 초 새누리당 탈당을 결행한다.



남경필 측 관계자는 "힘들지만 역사적인 판단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이르면 주초에 탈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남 지사가 여러 사람을 만나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며 "원외당협위원장까지 포함하면 10여 명이 동반 탈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비박계 의원들 중에는 탈당 가능성과 시기를 고민하고 있는 의원들도 늘어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찌감치 박 대통령에 대해 '하야에 준하는 2선 후퇴'를 주장하고 당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했던 비주류 하태경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저는 새누리당에서 가짜 '봉건 보수'를 몰아내고 당을 해체한 뒤에 현대적 보수 정당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앞장 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남 지사를 제외하고는 대선 주자급 탈당은 당장 이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 ‘ 이 분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는 지적에 "그런 얘기는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고, 유승민 의원도 "당이 이번 위기를 겪으면서 당이 크게 쪼개지고 분당하고 이런 사태는 정말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정치권 일각에서 비박계를 중심으로 한 새누리당 분당 가능성이 점쳐지는 데 대해 "분당도 해본 사람들이나 하지 보수는 이익을 추구하기에 손해나는 일은 하지 않는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새누리당은 한 지붕 두 가족이나 그래도 분당은 못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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