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 원료추출 필로폰 제조… 경찰, 4명 구속·마약 150g 압수
여영준 기자
yyj@siminilbo.co.kr | 2016-12-01 09:00:00
[시민일보=여영준 기자]일반 감기약에서 원료물질을 빼내 필로폰을 제조한 일당이 적발됐다. 특히 이전에도 유사한 사례가 적발된 만큼 마약 원료물질이 포함된 일부 감기약에 대해 전문의약품을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한 모씨(30)등 4명을 구속하고 필로폰 150g을 압수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들은 총350g의 마약을 제조했는데, 이들이 마약 원료를 추출한 대상은 감기약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한씨는 경기 화성시에 있는 가족 소유 공장에 약 16평 정도 규모로 필로폰 제조를 위한 장비와 악취 제거를 위한 장비를 갖춰두고 지난 9∼10월 감기약에서 ‘슈도에페드린’을 추출해 필로폰을 제조한 혐의다.
한씨는 공범들과 함께 인터넷·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 중 200g을 판매해 1100만원을 챙겼다. 200g은 67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한씨는 500정들이 감기약 100통(약 200만원 상당)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를 통해 필로폰 약 1.5㎏을 만들 수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조사에서 한씨는 “이력서를 여러 곳에 냈는데도 취업이 안 돼 돈을 빨리 벌 방법을 생각하다 마약 제조에 나섰다”며 “죽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 감기약으로 마약을 만드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며 “슈도에페드린이 들어간 감기약을 전문의약품으로 바꿔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만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한편 경찰은 필로폰 구매자 16명을 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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