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비박-친박 數싸움 치열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6-12-08 10:46:02

홍문종 “찬성 200표 안팎으로 결론”
황영철 “207명 이상 찬성으로 가결”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국회표결을 앞두고 야당과 한 몸이 된 새누리당 비박계와 이를 저지하는 친박계 사이의 수(數)싸움이 치열하다. 특히 ‘자유투표’ 표결을 결정한 바 있어 최대한 상대편의 이탈표를 끌어오는 쪽에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정치권 일각에서 친박계 의원 가운데 공개적으로 탄핵 찬성을 밝히지 못하는 '숨은표' 영향으로 찬성표가 250표에 달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친박계 핵심 홍문종 의원은 8일 생각보다 '찬성표'가 적을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홍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에 출연, “야당이 탄핵을 해오면 투표해야 한다고 말씀하는 분도 탄핵안에 찬성하진 않는다는 비주류 의원도 있다"며 "우리가 (당내에서) 그런 표현들을 많이 발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야당 의원들이나 비주류 의원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탄핵에 찬성하는 사람이 많이 적을 수 있다는 예측을 조심스럽게 해본다”고 덧붙였다.

비박계도 탄핵가결을 자신하고 있다는 질문에는 “중간 지대에 있는 많은 분들이 찬성 입장에서 보면 찬성처럼 보이고, 반대하는 사람이 보면 반대처럼 보이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당일 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탄핵 찬성이) 200표가 넘으면 살짝 넘고, 모자라면 살짝 모자라는 수준에서 결정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홍 의원은 야권이 마련한 탄핵안에 ‘세월호 7시간’이 포함된 것에 대해 “야당이 이걸 뺄 경우 야당 안에서 비토를 할 세력들이 꽤 있고, (새누리) 비주류 입장에선 (세월호 7시간이 포함되면) 낄 수가 없는 입장”이라며 “야당도 고민이고 비주류도 고민 아닐까”라고 밝혔다.

친박계는 자유투표가 '반탄핵 숨은표'에 운신의 폭을 넓혀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립지대 의원들이 촛불 민심을 의식해 조직적인 표결 불참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데, ‘반대 명단’이 쉽게 드러날 것을 우려해 찬성 대열에 서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면서도 친박계는 영남권 의원 공략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는 박 대통령에게 실망했지만 탄핵 동조를 ‘변절’로 받아들이는 영남 정서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반면 비박계는 “실제 뚜껑을 열면 여당에서 50여 명까지 이탈해 가결 정족수(국회 재적 3분의 2인 200명)를 넘는 220표가량의 찬성표가 나올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비박 모임인 비상시국회의는 7일부터 9일까지 매일 오전 회동을 통해 ‘표 단속’에 나섰다.
황영철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국민들이 저희들에게 주는 준엄한 뜻을 받들어 탄핵안 통과에 최선을 다해 마지막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황 의원은 "탄핵안을 안정적으로 가결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것(세월호 7시간)을 고민하는 의원들의 숫자가 의미 있게 나온다"며 "탄핵안을 분명하게 통과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니 야당은 잘 결론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도 “분명한 것은 세월호 침몰 당일 청와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밝혀야 하는 것은 너무나 분명하고 명백한 소명"이라며 "그것을 밝히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황 의원은 새누리당 찬성표에 대해 ‘35명+알파’를 전망했다. 야당 소속과 무소속 의원이 172명임을 감안할 때 적어도 207명 이상이 찬성할 것이란 뜻이다.

한편 청와대는 탄핵안이 가결될 경우 박 대통령이 자진 퇴진하지 않고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절차를 끝까지 마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탄핵이 가결되면 그 절차에 따라간다”며 “헌재 결정까지 지켜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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