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Y2K-조정민을 성공으로 이끈 신현빈 대표가 말하는 한류의 미래는?
서문영
issue@siminilbo.co.kr | 2017-01-23 21:47:45
“자본력, 정보력, 글로벌화된 비즈니스 전략이 부족합니다. 어느 나라보다도 훌륭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데 제대로 된 지원책이 없어요. 안타까운 일이죠. 중국을 보면 우리나라 문화를 수입하고 있어요. 자국 자본을 가지고 아이돌을 한국에 유학시키고 습득합니다. 그걸 대기업이 앞장서서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대기업이 문화에 깊이 참여해야 된다고 말하고 싶네요.”
한류의 영향력은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한류는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한다. 문화와 전혀 상관없는 제품들도 한류와 함께 상승세를 탈 수밖에 없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대기업은 많은 이익을 봤다. 그렇기에 대기업이 구축해놓은 정보력, 자본력과 같은 시스템을 문화에 기여해야 한다는 게 신현빈 대표의 지론이었다.
"윈윈전략이자 창조경제죠. 대기업이 형성해놓은 시스템을 발판 삼아 한류가 세계로 뻗어나가고, 한류의 스타성이 제품력과 합쳐지는 순간 시너지를 낼 수밖에 없어요. 중국, 일본의 기술력이 아무리 좋아도 우리 제품을 이길 수 없을 겁니다.“
신현빈 대표가 이런 생각을 하기 까지는 다양한 경험들이 바탕이됐다. 신현빈 대표는 30년도 더 전에 가요계에 발을 들였다. 그는 서태지와아이들, 이수만 등 내로라하는 가수들의 매니저로 활동했다.
”사실 지금은 가수 출신 제작자들이 가요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30년 전만해도 매니저출신 제작자들이 많았습니다. 제 동료들이 닦아놓은 길들이 있죠. 가요계의 황금기를 그 사람들과 이끌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신현빈 대표는 가요계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제작자 중 한 명이기도 하다. 1989년 운명적으로 이승철을 만나게 된다. 이승철의 음악적 재능을 한 눈에 알아본 그는 곧바로 이승철과 계약했다. '안녕이라 말하지마'를 비롯한 이승철의 명곡들이 그의 손에서 나왔다. 이후 그는 박광현, UP, 이현우의 손을 잡고 수많은 히트곡을 제작했다.
그는 타고난 안목과 선구안을 가진 사람이었다. 1998년 신현빈 대표는 현재 아이돌 전략 중 하나인 다국적 아이돌의 시초 ‘써클’과 ‘Y2K’로 또 한 번의 성공 신화를 쓰게 된다. 그 뒤 그는 돌연 미국으로 가서 8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다. 그는 가요계가 구조적으로 변화했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고 한다.
"8년 만에 돌아왔어요. 미국에 있다가 8년 만에 돌아오니까 시장이 완전히 바뀌어있더라고요. 조금 삭막해졌어요. 전에는 여러 분야를 통해서 노하우를 쌓고 그 위에 좋은 컨텐츠와 아이디어를 쌓는 시스템이었다면, 지금은 한 가지에 ‘올인’하는 시스템이에요. 트로트면 트로트, 아이돌은 아이돌, 배우는 배우. 이렇게 한 가지 분야만 키우니까 서로 나눌 노하우나 전략이 없는 거예요. 분야가 한정돼 있으면 발전 가능성이 적어질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신현빈 대표는 종합 연예 기획사를 세웠다. 배우, 가수, 트로트를 모든 장르를 통합할 수 있는 기획사. 그래서 그가 운영하는 루체 엔터테인먼트는 다양한 탤런트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있다. 한국 트로트계의 샛별 조정민, 행사의 여왕 김혜연, JTBC ‘히든 싱어’출신 가수들이 모인 ‘더 히든’, 방송인 김진과 박영선, 신인 배우 유하루까지. 그가 쌓아온 노하우는 이들의 다양한 재능을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이 아이디어를 미국 헐리우드에서 얻었다.
“미국을 보면 감독, 제작자, 작가, 배우, 가수들을 회사가 종합적으로 관리합니다. 체계적인 시스템이 구축이 돼 있고 그 안에서 정보, 자본, 기술을 다 나누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미국 연예계가 성공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종합연예기획사는 결국 연예계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그가 선택한 대안책이었다. 그리고 그는 이제 그 시스템 구축을 국가와 대기업에게 부탁하고 있다. 대기업과 한류의 결합은 기획사 대표로서 연예문화에 가장 필요한 지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제시한 방안이었다.
이제 연예계 종사자들을 ‘딴따라’라는 말로 폄하할 수 없다. 그들이 만들어 놓은 문화가 대접받는 시대가 됐다. 전 세계는 문화 대 통일을 맞이했다. 이제 그 문화통일의 초읽기에 들어간 한류의 성장가능성은 무한하다. 신현빈 대표는 다시 한 번 한류의 성장을 위한 강조의 말을 전했다.
“문화를 위한 지원책이 확대되어야합니다. 언어 지원책부터 시작할 수도 있겠죠. 한류가 철저하고 체계적인 시스템과 지원 정책 속에서 국가 브랜드로 자리 잡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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