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출마설에 새누리-바른정당 ‘티격태격’

정진석 “미친 짓” 비난에 黃 “품격 지켜라” 발끈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7-01-31 11:18:18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최근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설을 놓고 31일 새누리당과 새누리당 탈당파들이 만든 바른정당이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인명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과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황 권한대행에 사실상 러브콜을 보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설 민심을 통해 당원도 아닌 황교안 대행이 국민들의 관심을 받고 10퍼센트 남짓한 지지율을 받고 있다"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우리 당이 대통령 후보를 내도된다는 국민의 허락”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들이 우리당에게 다시 한번 대선에 나서서 책임을 맡아달라는 뜻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조심스러운 민심의 변화와 기대, 그런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선에 도전하고자 하는 당내 인사들은 당당히 나서달라"고 덧붙였다.

전날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서는 “황 권한대행이 당연히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며 노골적인 구애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정우택 원내대표도 이날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황 권한대행은 우리 당원도 아니고 당적을 갖고 있는 분도 아닌데 지지율이 오르고 있어 주시하고 있다"며 “황 권한대행이 새누리당에 온다면 저희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환영 입장을 밝혔다.

이어 “(황 권한대행의) 출마여부는 전적으로 본인의 의지와 결심에 달려있다”면서 "인품이나 행태를 봐서 훌륭한 분이라 판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황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설과 관련해 정진석 전 원내대표가 ‘미친 짓’ 이라며 비난한 데 대해 “얼마든지 황 권한대행의 의지에 따라 하는 걸로 봐야하는데 그걸 소가 웃을 일이라고 하는 건 너무 빠르다”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불임정당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이번주와 다음주에 걸쳐 대여섯명의 자체 후보가 나올 것 같다”며 "지금 주시해서 보고 있는 분 중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있고, 황 권한대행도 결심 여하에 따라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그 외에도 한 두 분 이야기가 있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반면 바른정당은 "인 위원장의 대선후보 구걸이 참으로 안쓰럽다"고 비판했다.

오신환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인 위원장의 어이가 없는 상황인식에 참담한 심정"이라며 "집권여당의 비대위원장이라는 분이 대통령 탄핵심판에 따른 권한대행에 대해 대선 출마를 바라는 현실이 과연 정상인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죽하면 같은 당 정진석 의원이 '미친 짓'이라며 비판을 했겠냐"며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해 구애를 할 정도로 인물난을 겪고 있는 것이 새누리당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황 권한대행에 대해서도 "본인의 대선 출마를 둘러싼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명확한 입장을 밝혀달라"며 "대통령 권한대행 자리는 헌법에 따라 비상시국에 대응하기 위한 준엄한 자리이고, '대권 놀음'을 위한 교두보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라"고 촉구했다.

같은 당 유승민 의원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황대행 출마설에 대해 "국민이 받아들일지 의문"이라며 "대선 출마 생각이 있다면 당장 결심하고 나와야지 끝까지 계산하고 눈치 보다가 마지막 순간에 결심해 나라가 혼란스러워지는 일은 없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한편 황교안 권한대행은 측은 황 대행의 대선 출마설과 관련해 새누리당 정진석 전 원내대표가 '미친 짓' 등의 표현으로 언급한 데 대해 "정치인으로서 품격 있는 표현을 써야 한다" 고 지적했다.

실제 정 전 원내대표는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의 대선 출마? 말도 안 되고 실현 가능성도 없는 미친 짓"이라며 "스스로 사임하고, 이를 자기가 수리하고, 대통령 권한대행을 또다시 자기가 임명하고, 대선에 출마한다?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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