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새 당명 ‘국민통합’ 어떨까?

고하승

gohs@siminilbo.co.kr | 2017-02-06 15:59:47

편집국장 고하승


국민의당과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간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손 의장 측이 통합과 관련해 이런저런 구구한 조건을 내세우지 않은 탓이다. 다만 손 의장 측은 통합 명분을 살리는 방안을 고민해줄 것을 국민의당에 요청했을 뿐이다. 이에 따라 국민의당 경선룰 관련 회의에선 노골적으로 손 의장이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면 손 의장이 원하는 '통합의 명분'이란 게 무엇일까?

거기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눈에 띄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아마도 ‘당명개정’일 것이다.

그런데 당 지도부는 당명개정엔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실제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6일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나 정운찬 전 총리가 당에 들어와서 경선을 하는 과정에서 어떤 불이익도 받지 않는 것이 당명 변경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당명이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는다는 차원일수도 있지만, 당원들의 동의 없이 당명을 바꾸는 것도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당명을 바꾸는 건 어렵기 때문에 개정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문병호 최고위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당명 개정을 강력히 반대한다"면서 "국민의당은 지난 총선에서 승리한 브랜드로, 우리가 노력하면 다시 승리를 가져다줄 수 있는 객관적으로 검증돼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와 달리 상당수 의원들은 "당명 개정을 못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당 지도부에서도 당명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황주홍 최고위원은 "당명을 포함해 모든 것을 내려놓을 각오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유성엽 의원 역시 "단순히 인물 영입이 아니라, 대선을 앞두고 제3지대를 규합해 당을 쇄신한다는 측면에서 당명은 개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당명개정 찬성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 어느 쪽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는 것일까?

현재 국민의당이나 국민의당 유력 대선주자들이 국민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면, 당명을 개정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국민일보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3∼4일 전국 성인 남녀 1059명을 대상으로 공동 실시한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문재인 대세론’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반면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의 지지율은 처참할 정도다. 그는 여권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및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3자대결에서 ‘꼴찌’를 기록했다.

실제 문재인 44.6%, 황교안 22.6% 안철수 13.2%로 나타났다.

문 전 대표와의 양자 대결도 처참하기는 마찬가지다.

문 전 대표는 48.1%를 기록한 반면 안 전 대표는 26.2%에 그쳤다. 두 후보 간 격차가 무려 20% 포인트 이상 벌어진 것이다.

정당 지지율은 어떤가. 더불어민주당이 38.2%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이어 새누리당이 11.6%로 2위에 올랐다. 국민의당은 11.5%, 바른정당과 정의당은 각각 8.3%, 5.4%를 기록했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포인트다. 응답률은 13.6%.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아무리 여론조사 결과가 의미 없다고는 하지만 이런 저조한 지지율에 대해 국민의당과 안 전 대표는 내부적으로 반성하고 국민에게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보일 필요가 있다.

그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당명개정이다.

당원들을 설득하는 수고와 노력, 그리고 거기에 들어가는 비용에 비해 얻는 효과가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의당=안철수당’이라는 국민의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당명개정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지금 당명개정 반대론자들은 국민의당을 성공한 브랜드로 소개하고 있다. 물론 지난 4.13 총선결과만 놓고 보자면 맞는 말이다. 하지만 지금의 저조한 정당 지지율을 보고도 과연 ‘성공한 브랜드’라고 말할 수 있는가?

현재 지지율이 성공한 지지율이라면 국민의당은 미래가 없는 정당이다. 정권교체는 아예 꿈도 꿀 수 없다. 미안한 말이지만 국민의당은 지금 성공한 브랜드가 아니라 실패한 브랜드가 될 딱한 처지에 놓였다. 그래서 당장 당명을 바꾸라는 것이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새 당명으로 ‘국민통합’이 좋을 것 같다. ‘국민의당’과 ‘국민주권개혁회의’에 모두 ‘국민’이 들어가고 양측을 통합하는 의미와 함께 국민을 하나로 모은다는 의미니 괜찮을 듯싶다. 물론 굳이 당명에 무리라는 의미의 ‘당(黨)’자를 집어넣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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