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선의 발언’, 문-안 신경전으로...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7-02-21 10:59:58
안희정 "분노라는 감정 너무 조심스럽다"
박지원 “안희정다워야...자꾸 변명하면 文"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안희정 충남지사의 이른바 '박근혜 선의 발언'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신경전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민주당 관계자는 21일 “그 간 같은 친노 뿌리란 점에서 선의의 경쟁을 강조해 왔던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지사가 어제 강한 신경전을 벌였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안 지사가 문 전 대표를 한 자릿수까지 격차로 좁히며 추격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선흥행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문 전대표는 전날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 지사의 선의발언과 관련, " 안 지사의 말에는 분노가 빠져있다. 분노는 정의의 출발"이라며 "불의에 대한 뜨거운 분노가 있어야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국민이 촛불을 들고 고생하면서 '이게 나라냐'라는 말로 깊은 분노와 절망을 표현하고 있는 것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연이어 국가권력을 사유물처럼 여기고 부정부패로 탐욕을 채웠기 때문"이라며 "이에 대한 정당한 분노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안희정 지사가 즉각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이어 "분노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언제부터인가 버릇이 됐는데 광화문 광장에 앉아있을 때는 저도 열이 받는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종편에 출연해서도 안 지사는 '선의 발언' 논란에 대해 "제가 정치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 이와 유사한 얘기를 진즉에 저의 페이스북에서도 말한 바 있다"며 "그런데 나의 얘기를 '박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이 선한 의지였으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냐'는 식의 해석을 하는 분이 있는데 그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선거를 앞두고 중도·보수층을 의식한 발언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고 많은 여론, 인터넷을 통해 혼나고 있다"며 "7년간 많은 어깃장 속에서 지방정부를 이끌어야 했는데 어깃장을 비난으로만 받아들이면 대화가 안되는 현실을 느꼈다. 어깃장 놓는 분의 감정과 말 자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대화가 된다고 느꼈고, 그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새정치 모습"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솔직한 안희정이어야 안희정이다. 자꾸 변명하면 문재인"이라면서 "안 지사의 '선의 발언' 자꾸 변명하지 말라. 안희정은 안희정다워야 재인(문재인) 산성을 넘는다"고 훈수를 뒀다.
박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안희정 태풍은 광주에서도 분다. 태풍은 강하나 길지 않고 정치인은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수를 안 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안 지사는 지난 20일 오후 부산대학교에서 열린 '즉문즉답' 행사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을 평가하며 "그분들도 선한 의지로 없는 사람들과 국민을 위해 좋은 정치하시려고 그랬는데 그게 뜻대로 안 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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