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경찰 “김정남 암살에 북 외교관 연루”

고수현

smkh86@siminilbo.co.kr | 2017-02-22 17:00:00

“용의자 2명 각각 북 대사관·고려항공 직원”
김한솔 입국 “루머”… 입국땐 신변보호 약속

▲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이 22일 쿠알라룸푸르 내 경찰청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시민일보=고수현 기자]말레이시아 경찰이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의 입국설은 루머라고 일축했다. 김한솔의 말레이시아 입국설에 대한 현지 경찰의 공식입장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쿠알라룸푸르 내 경찰청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까지 나온 김한솔 입국설 등은 모두 루머이며 유족이 아무도 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말레이 경찰은 사망자 신원에 대해서는 김철이라고만 언급할 뿐, 김정남 본인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해주지 않았다. 이날 말레이 경찰은 사망자의 신원을 여권에 기재된 '김철'이라고만 지칭했다.

현재 용의자 추적상황과 신분에 대해서도 언급이 있었다.

바카르 청장은 "현재 북한 국적 용의자 5명 가운데 4명은 이미 평양에 도착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또 나머지 용의자 1명과 북한 국적 연루자 2명이 아직 말레이시아에 머물고 있다면서 이들이 각각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 현광성(44)과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37)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현지 경찰은 이들이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연루자라며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바카르 청장은 이들에 대한 인터뷰를 이날 북한대사관에 요청했다며, 대사관측이 협조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바카르 청장은 북한 배후설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했다.

그는 북한 공작원이 배후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이와 관련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용의자 5명과 연루자 2명 등 북한 국적자들을 특정한 근거에 대해서는 "그렇게 볼 근거가 물론 있다"고만 말했다.

강철 말레이 주재 북한 대사가 요청한 북한과의 공동 수사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말레이 경찰은 "유족이 오면 보호해줄 것"이라며 시신 신원 확인을 위해 DNA 샘플 제출을 다시 한번 요구했다. 또 북한대사관을 거치지 않고도 유족이 말레이 당국과 접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카르 청장은 이번 수사와 관련해 현재 리정철과 베트남·인니 여성, 인니 여성의 남자친구 등 4명을 체포했으며, 이 가운데 인니 여성 남자친구는 석방했다고 설명했다.

암살 정황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나왔다.

먼저 바카르 청장은 베트남과 인니 여성의 경우 조사 결과 '장난'인줄 알고 범행에 참여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CCTV를 보면 여성 둘이 (범행 후) 손을 들고 이동한 뒤 화장실에서 손을 씻었다. 이미 독성이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며 "여성들도 이미 계획된 팀이고, 예행연습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용된 화학물질의 종류에 대해서는 확인이 필요하다며 "여성 2명이 얼굴 덮는 공격을 하도록 이미 훈련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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