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황교안이냐 홍준표냐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7-03-06 09:00:00
洪, 거침없는 행보...9일 당사방문 인명진과 회동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 여부가 여전히 오리무중인 가운데 홍준표 경남지사가 등판채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5일 여의도 정가에 따르면, 항교안 권한대행에 대해 집권 여당인 자유한국당의 구애는 계속되고 있고 보수 후보로서 주가도 오르고 있지만, 황 권한대행은 명확한 답을 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명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홍준표 지사가 오는 9일 서울에서 다시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한국당이 황 권대행과 홍 지사를 두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정우택 원내대표와 박맹우 사무총장 사이에 '황↔홍'이라고 적힌 A4용지가 언론사 카메라에 잡혀 황 권한대행과 홍준표 경남지사의 2파전을 암시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을 기각하면 박근혜 대통령이 곧바로 대통령직에 복귀하게 된다. 이 경우 황 권한대행이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박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할 가능성이 있다.
참여정부 시절 고건 전 권한대행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기각되자마자 당일 저녁에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이럴 경우 보수 진영의 '아이콘'으로 부상한 황 권한대행은 자유한국당에 입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탄핵심판이 인용될 경우엔 지지율이 변수다.
탄핵 정국이 일단락되면, 숨죽이고 있던 보수 진영이 다시 세 결집을 시도할 것이고, 그로 인해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이 급상승하면 출마를 결단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이 크게 오르지 않을 경우 대선에 나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래서 홍준표 지사가 다크호스로 부각되는 양상이다.
오는 9일 오전 인 비대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홍 지사가 서울 여의도 당사를 방문하는 일정이 계획돼 있는 것은 혼 지사의 등판채비를 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특히 이번 회동은 홍 지사의 대선출마 걸림돌인 '당원권 정지'를 풀기 위한 수순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자신감이 붙은 최근 홍지사는 현안에 대한 견해를 거침없이 드러내고 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는 "기업 철수"를 주장했다. 한·일 위안부 합의는 "뒷거래"로 규정했다.
심지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뇌물 먹고 자살했다"고 표현했다. 그는 "막말이 아닌 팩트"라고 주방해 봉하마을을 거듭 들쑤셨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대해선 "정치 검사들"이라고 깎아내렸다.
그러면서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선 "무능한 대통령"이라고 일침을 가했고, 최순실 씨에 대해선 "난잡한 애들하고 노는 허접한 여자"라고 단정하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정가에선 진보 진영과의 선명한 대립구도를 만들어 '보수 단일후보'로 차기 대권에 도전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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