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中사드 문제 물러서지 않는다는 전제하고 대책 세워야”
“미국의 카드를 한국이 동원해 북한 핵 중지시키도록 해야”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2017-03-09 14:00:00
[시민일보=전용혁 기자] 사드(고고도 미사일발사체계) 배치 문제를 둘러싸고 한중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이 “중국은 물러서지 않는다는 전제를 하고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전 장관은 9일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한국에서 자기의 목을 조르고 있는 상태에서 그러면 그냥 이렇게 살자고 중국이 물러나서 평소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한다면 그 판단은 틀릴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국은 그런 상태에서는 한국하고 같이 앉아서 웃으면서 밥 먹고 악수하고 잘 지내기 어렵다라는 신호를 계속 보내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 핵문제 실마리를 푸는 데 한국이 앞장서야 이 거대한 힘의 충돌이 서로 빗겨가는 구도를 만드는 건데, 문제는 북한은 우리를 상대로 하려는 게 아니고 미국의 대북제재와 미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정상화해야 우리도 핵 개발 안 하고 잘 살 수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며 “카드를 미국이 쥐고 있는 것인데, 미국이 갖고 있는 카드를 한국이 동원해서 북한의 핵을 제발 중지시키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도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충분히 역할을 한 게 아닌데, 이렇게 한국, 미국, 북한, 중국 넷이 모여 풀어나가는 틀을 만드는 게 우리가 갖고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드 배치 철회’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은 철회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드 배치 결정 자체는 그냥 두더라도 중국이 핵심으로 간주하는 건 X밴드레이더다. 그 레이더는 아직 도착을 안했고, 레이더를 현장에 배치하는 건 일단 시간을 조정하자고 하면서 중국에 대해 북한 핵문제에 대해 미사일 실험 안 하겠다는 선언 정도는 중국이 받아내라고 한 뒤에 우리가 그 다음 조치를 하는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조금 실망스러운 건 다음 대선주자들의 일부는 이게 선거를 앞두고 표를 계산해서 그런지 이미 배치된 결정을 바꿀 수 없다고 했다가 다음 정부에 넘기라고 했다가 아주 모순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그런 표계산은, 특히 정치 계절이 되면 사람들이 굉장히 바보 같은 결정을 잘한다. 집권을 하겠다고 하면 입장을 분명히 해야 집권해서도 우리 국민 뿐 아니라 미국이나 중국이나 다른 나라에 대해 더 당당하게 협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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