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사람’, 평범한 사람이 꼬집는 ‘부조리함’…‘내부자들’ ‘더킹’ 흥행 잇는다

서문영

issue@siminilbo.co.kr | 2017-03-21 14:45:34

▲ 사진=영화 '보통사람' 스틸 컷 ‘보통사람’이 가지고 있는 힘은 어디까지일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일어나고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이어졌다. 언론이라는 매체가 시발점이 됐지만 국민의 대동단결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이 가운데 개봉을 눈앞에 두고 있는 ‘보통사람’이 다시 한번 현 시국에 대한 따끔한 메시지를 전한다.

1987년 어수선한 상황 속 ‘보통사람’은 연쇄살인사건을 은폐하려는 사건에 대해 이야기 한다. 강성진(손현규 분)은 강력계 형사지만 위의 일에 휩싸이면서 혼란 속에 빠져든다. 친구 기자 추재진(김상호 분)은 죽음에 이르고, 강성진은 안기부 최규남(장혁 분)이 제안한 거래를 뒤늦게 후회하지만 쉽사리 빠져나오지 못한다.

80년대 당시 실제 인물인 MBC 이상호 기자를 모티브로 한 추재진은 보다 선명하게 다가온다. 이와 함께 전두환 대통령의 직선제 개헌-국민요구 묵살 등은 불에 기름을 붓는 격으로 대중의 분노를 터뜨린다. 특히 ‘보통사람’ 속 거리로 나와 목청을 높이는 장면은 ‘촛불집회’를 연상케 하며 관객들의 경각심을 일 깨워준다.

앞서 정부의 무능함과 비리에 대해 꼬집은 작품들도 흥행을 기록한 바 있다. ‘내부자들’ ‘더킹’은 언론과 검찰 등의 사회에 대한 어두운 이면을 담아내며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이 작품들은 ‘최순실 사태’와 비슷한 시기에 개봉되며 보다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내부자들’ 속 조국일보 논설주간 이강식(백윤식 분)은 정부 고위 관계자와 연루돼 나라를 쥐락펴락한다. 이때 “대중은 어차피 개‧돼지”라고 판단하는 그의 발언은 ‘갑’의 행포가 어느 수준에 다다랐는지를 간접적으로 비춰준다.

‘더킹’의 경우 검찰의 절대 권력 한강식(정우성 분)의 한 마디는 대중의 씁쓸한 미소를 피어나게 한다. 한강식은 학생을 강간한 체육교사를 아니꼽게 바라보는 박태수(조인성 분)를 향해 “우리 자존심이나 정의 그딴 것좀 버리자”라며 “권력 옆에 있어 자존심 버려”라고 소리친다. 법을 수호하는 검찰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한강식의 멘트는 현 시국 몇몇 정치인들과 흡사한 모습을 내비친다. 이처럼 정부의 부패와 비겁한 행동은 관객들에게 어떠한 액션 영화보다 더 박진감 넘치는 모습을 나타낸다.

‘내부자들’ ‘더킹’의 행보를 ‘보통사람’이 이어가려고 한다. ‘보통사람’이라는 평범함에 시작하는 영화는 사회의 특별 층과는 시작부터 달리한다. 이는 바쁜 21세기 관객들에게 더 큰 반향을 일으키지 않을까. ‘보통사람’은 ‘보통사람’의 힘을 영화 속에서 입증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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