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위의 집' 이쯤되면 장르가 김윤진, 일상이 공포가 될 때(리뷰)
서문영
issue@siminilbo.co.kr | 2017-03-29 17:15:29
안전한 쉼터, '집'에서 아들이 실종되고 남편이 죽은 미희의 하우스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시간 위의 집'. 시공간을 오가며 차원이 다른 공포감을 만들어냈다. 일상에서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감정을 공포로 만들어버리기에 특별하다.
4월 5일 개봉하는 '시간 위의 집'은 집안에서 발생한 남편의 죽음과 아들의 실종을 겪은 가정주부 미희(김윤진)가 25년의 수감생활 후 다시 그 집으로 돌아오면서 발생하는 사건을 긴장감 있게 그려냈다.
우리가 돌아가야 할 곳으로 당연히 여기는 '집'이 더 이상 안전한 곳이 아니게 된다는 점을 색다르게 뒤집었다.
25년 전 일어났던 상식 밖의 일은, 이제 미희가 직접 진범을 찾아나선다. 이 때 집에서 일어나는 초자연적인 현상은 보는 숨이 턱 막힌 긴장감을 자아낸다. 25년이란 세월과 공간을 활용한 이야기는 촘촘한 연출과 자연스레 따라오는 긴장감으로 관객들을 그대로 설득시킨다.
주 무대가 되는 미희의 집 구조 역시 겉은 서양 양식을 차용한 집이지만, 집 내부는 일본 일제 강점기 시절을 떠올리는 가옥을 옮겨왔다. 움직일 때마다 삐그덕 소리가 그대로 나고, 바람 소리도 모두 집이 흡수한다. 관객들이 의심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부분 중 하나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가장 큰 강점은 배우 김윤진의 깊어진 연기 내공이다. 25년 전과 후를 연기해야 하는 김윤진은 기대이상의 열연을 보여줬다. 분장은 물론, 후두암에 걸린 설정으로 인한 목소리 변조까지 곁들었다. 후반에서 보여주는 그의 모성애 연기는 그 동안 '세븐 데이즈', , 하모니', '국제시장'에서 보여줬던 것과는 또 다른 층간을 만들었다. 김윤진이 하는 연기는 공기부터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매 작품마다 연기력을 기어이 입증시키고 만다.
옥택연은 최신부 역으로 미희를 도와 진실을 추적에 나선다. 옥택연은 후반부 결정적인 역할을 해내며 그가 왜 이 영화에 캐스팅이 됐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공포영화라고 생각하고 선택했다면 영화가 주는 모성애에 뭉클한 것이고, 공포물이라 배제하는 관객이 있다면 스릴러란 소스로 풀어낸 휴머니즘을 얻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4월 5일 러닝타임 100분.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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