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안철수 자강론 선택
대선 승리하면 일등공신...패배하면 인책론불가피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7-04-03 09:00:00
실제 당의 조직적 지원을 받은 안 전 대표는 거물급 주자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를 제치고 5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또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선주자 지지율 2위로 치고 올라오면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따라잡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심어주고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2일 "어제 경기도에서도 안 후보가 승리해 제2의 '안풍(安風)'을 몰고오면서 호언장담 해온 '문재인-안철수' 양강구도에 가까이 다가선 느낌"이라며 "당 안팎에서 난무하는 연대론과 후보단일화 시나리오를 '정치공학적' 시도로 규정하며 정면 돌파를 시도한 전략이 결과적으로 통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따라 안 전 대표가 앞으로도 비문(비문재인)연대에 선을 긋고 구심력을 강화해 자연스럽게 비문 정서를 흡수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당 관계자는 "그동안 호남 중진들을 중심으로 연대론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지만, 안 전 대표는 '자강론'을 내세운 끝에 연대론의 예봉을 꺾었다"며 "여기에 박 대표가 힘을 실어준 것 아니겠느냐. 순회경선에서 연승행진을 이어가고 지지율도 급등하자 이제는 당 안팎의 연대론이 잦아드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 대선 전 연대를 주장하는 손 전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당 지도부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했고, 순수하게 개인 조직만으로 싸워야 하는 어려움에 처했다.
이에 대해 손 전 대표측 관계자는 "국민의당이 자강론으로 승리할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느냐"며 "그러나 선거는 그런 게 아니다. 만일 안철수 후보가 연대를 거부하고 나홀로 후보로 나섰을 때, 패배하면 그 책임은 안철수 후보와 자강론을 지원한 박지원 대표가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대선 패배 후 박지원 대표에 대한 인책론이 제기될 것이고, 결국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실제 더불어민주당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각종 선거에서 연전연패 했음에도 물러나지 않는다고 비판해 왔던 박지원 대표의 입장에선 대선패배 후 그 자리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당 관계자는 "자강론을 선택한 박지원 대표는 대선에서 승리하면 일등공신이 될 것이고, 패배하면 천하의 역적이 되어 대표직을 내려놓아야 할 것"이라며 "호남자민련 후보가 되더라도 자강론으로 가야 한다는 박 대표의 선택이 도박이 될지 대박이 될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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