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 김상열 회장,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장남 회사 일감몰아주기
민장홍 기자
mjh@siminilbo.co.kr | 2017-04-29 13:00:00
문제가 된 회사는 호반건설주택이다. 지난 2003년 설립된 이 회사 지분은 창업주 김상열 회장의 장남인 김대헌 호반건설 전략기획 전무가 85.7%, 부인 우현희 KBC문화재단 이사장이 14.3%를 갖고 있다. 사실상 오너일가의 사기업이나 다름없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살펴보면 호반건설주택은 지난해 매출 1조2539억원, 당기순이익 3646억원을 기록했다. 2009년 처음 공시된 호반건설주택의 감사보고서에서 2008년 매출은 170억원으로 나타난다. 약 8년 만에 매출이 1조원대를 돌파하면서 무려 약 74배 껑충 뛴 것이다.
이 회사는 특수관계자와의 내부거래를 바탕으로 꾸준히 덩치를 키워왔다. 최근 5년간 내부거래비중은 2012년 44.2%(484억원 중 214억원), 2013년 22.8%(980억원 중 223억원), 2014년 8.6%(2049억원 중 176억원), 2015년 39.5%(7902억원 중 3124억원), 2016년 43.6%(1조2539억원 중5472억원)다.
설립 이후 일감몰아주기 논란에 시달려왔던 호반건설주택은 수차례 사명을 변경한 바 있다. 2013년에는 비오토에서 호반비오토로, 2015년에는 호반비오토에서 호반건설주택으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일각에서는 이를 일감몰아주기 회사라는 낙인을 지우기 위한 꼼수로 해석한다.
호반건설주택은 오너일가에게 짭짤한 배당금도 안겨주고 있다. 지난해에는 김대현 전무 42억8500만원, 우현희 이사장 7억1500만원 등 총 50억원을 중간배당으로 받아갔다. 최근 5년간 두 사람이 손아귀에 넣은 배당금 액수는 110억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언제든지 배당금으로 소진할 수 있는 호반건설주택의 미처분이익잉여금은 무려 7880억원에 달한다. 이 금액에는 호반건설주택이 100% 지분을 소유한 자회사들의 통근 배당도 포함돼있다. 지난해 스카이리빙(130억원), 스카이하우징(180억원), 스카이주택(260억원) 등 3개 자회사는 총 570억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더구나 이들 자회사는 이른 바 ‘벌떼 입찰’을 위해 만들어진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스카이리빙과 스카이주택은 주소지가 일치하며, 스카이하우징과 스카이건설은 주소지는 물론 대표전화까지 똑같다. 페이퍼컴퍼니들이 벌어들인 이익의 상당 부분이 배당을 통해 오너일가의 사기업인 모회사 호반건설주택으로 넘어오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호반건설주택은 지주회사격인 호반건설 지분 12.6%를 갖고 있는 2대주주이며, 이미 매출에서는 호반건설을 뛰어넘었다”면서 “김상열 회장이 장남 김대헌 전무로의 경영권 승계를 염두에 두고 설립한 회사라는 그간의 추측이 정설로 굳어지는 모습”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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