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유승민, ‘중도통합’ 의기투합했지만...산 넘어 산

국민 유성엽, “성사 안 될 것”...바른 남경필, '先 보수통합'주장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7-11-28 11:40:58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자유한국당을 뺀 '중도통합'에 의기투합,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당내 사정에 발목을 잡히는 모양새다.

유승민 대표는 28일 ‘중도보수대통합’과 관련. 자유한국당과는 “희망이 없다”고 선을 그은 반면, 국민의당에 대해선 “지켜보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날 MBC 라디오 ‘변창립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유 대표는 “한국당은 무게감 있는 정당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한국당 복당 가능성에 대해 “아무 반성도 없이 책임도지지 않고 미래 비전도 희망도 없는 자유한국당에 돌아가는 것은 이해 못한다”고 일축하면서 “지금 자유한국당 모습으로 앞으로 총선, 대선을 치른다면 보수가 절대 승리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유대표는 그러나 국민의당과 안철수 대표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다.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대해 "(내부 진통이) 어떻게 정리되는 지 그냥 지켜보고 있다"고 밝힌 유대표는 안철수 대표에 대해서는 "공통점이 많다"면서 긍정 평가했다.

유 대표는 “안 대표와 저는 경제나 복지, 노동, 교육, 이런 분야에서 추구하는 바가 굉장히 공통점이 많다"며 "그동안 안 대표와 의견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안보에 대해서 우리가 뜻을 같이 할 수 있겠느냐, 그 점에 대해서 서로 점검을 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안철수 대표도 "안 될 시도(한국당과의 통합)는 하지 않는 것이 낫다"면서 유 대표와 부합하는 의중을 드러냈다.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안 대표는 "자유한국당, 더불어민주당, 그들 기득권 양당 세력과 손잡을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개혁 세력이 결집하자고 해서 국민의당을 창당한 것이고, 그 창당 초심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내 반발 등 녹록치 않은 내부 사정을 보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국민의당은 호남계 의원들의 반발이 심각한 상황이다.

유성엽 국민의당 의원은 “하수 중의 하수”라며 안 대표의 '중도통합론'을 평가절하했다.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유 의원은 “점수가 안 나오면 공부를 해야지, 공부할 생각은 안 하고 다른 학교로 전학 가겠다는, 하수 중의 하수를 내세우는 것은 도저히 동의할 수가 없다”며 이 같이 비판했다.

이어 “유승민 대표도 ‘3당 중도보수통합을 하겠다’고 얘기하고 있고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국민의당과도 통합할 수 있다’고 국민의당을 그 반열에 넣어줬다”며 “적폐를 청산해야 할 때 보수통합을 머리에 두고 가는 것에 대해 국민들이 전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유의원은 “안철수 대표 측에서 바른정당한테 ‘한국당과 통합하지 말아달라’고 사정했다. 그러면 유승민 대표가 ‘(국민의당과)통합 하겠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으냐”며 “결국 통합은 성사되지 않고 안 대표 본인은 엄청난 정치적 상처만 안고 일이 끝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바른정당 소속 남경필 경기지사는 "보수의 통합과 개혁이 선행돼야 온전한 '보수+중도 통합'이 가능하다"며 '선(先) 보수통합'을 주장했다.

남 지사는 이날 '보수통합이 우선이다' 제목의 블로그 글에서 "문재인 정부는 국민통합의 기대를 저버리고 있다.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며 "보수를 먼저 통합한 후 중도라는 더 넓은 바다로 나아가 그 흐름으로 국민 전체의 통합을 견인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한국당 복당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서인지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앞서 한국당과 먼저 통합해야 한다는 남지사의 주장에 힘이 실리지 않는 양상이다.

한편 남지사는 공개적으로 자신의 복당을 반대했던 홍 준표 한국당 대표를 겨냥,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도 열린 마음으로 보수통합에 동참해야 한다"며 "어느 한 사람의 판단이나 정치적 이해로 거부할 수 있는 명제가 아니다"라고 읍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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