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 홍 대표 막말이 변수?

“홍문종 VS 김성태, 양강구도...표심 판독 쉽지 않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7-11-29 14:47:03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자유한국당이 내달 12일을 원내대표 경선일로 확정하면서 29일 출마를 염두에 둔 각 주자들의 행보가 본격화되고 있다.

현재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은 4선의 홍문종(경기 의정부을) 의원과 3선의 김성태 (서울 강서을) 의원이 선두그룹을 형성한 가운데 5선의 이주영(경남 마산합포) 의원과 4선의 유기준(부산서구), 한선교(경기 용인병),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 등이 거론되는 양상이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이 친박인 홍 의원과 복당파인 김 의원 간 양강 구도로 전개되는 배경은 복당파와 연대한 홍준표 대표가 친박계와 대립각을 세우고 공세를 펴고 있는 당내 상황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현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당내 관계도가 복잡해지면서 표심 판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과거 계보정치 때와는 다르게 의원 개개인의 이해관계가 후보 선택의 주요 기준이 된 지 이미 오래됐고 단순한 계파 구분에 따른 표 계산이 무의미해진 탓이다.

실제 이미 여러 선거를 통해 이런 사실이 입증됐다.

당 관계자는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친박계 지원을 받는 홍문종 의원과 ‘복당파-홍준표’ 연합세력을 등에 업은 김성태 의원 중에서 판가름 나게 될 것”이라면서도 “그동안 김 의원 당선이 유력시 되는 분위기였는데 최근 들어 구도가 변하는 조짐”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홍 대표 등 주류 측 지원을 받으며 순항하던 김 의원 입지가 최근 들어 이상기류를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개별 접촉을 통해 ‘친박 프레임’을 극복해 나가고 있는 홍문종 의원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이에 대해 당내 일각에서는 홍 대표 막말과 노골적인 정치개입이 역효과를 낸 결과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국당 모 의원은 “홍 대표가 친박을 겨냥한 막말 시리즈로 김성태 의원을 원내대표 유력후보로 부상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건 맞지만 지금은 과유불급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막말 피로감이 김 의원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의원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대표의 거친 표현이 갈수록 부담스러워지는 게 사실”이라며 “현재로서는 합리적인 협상력으로 주도할 수 있는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점이어서 대여 투쟁력을 강조하는 홍 대표 지원 사격이 김 의원에게 도움이 될 지는 미지수”라고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홍 대표가 대안세력을 자처하며 출마 타이밍을 계산하던 이주영 의원에게 치명타를 안겨 화제가 됐다.

홍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개명과 관련해) 헛소문이 많아 해명한다"며 평소 ‘홍준표’ 개명 과정에 관여한 과거지사를 자랑해왔던 이주영 의원 주장을 “옳지 않은 처사”라고 반박하면서 졸지에 거짓말쟁이로 전락시켰다.

경남 소재 지역 언론의 모 기자는 “원내대표 출마에 적극적이었던 이 의원이 홍 대표 돌직구로 녹록치 않은 상황에 직면하게 된 셈”이라며 “친홍 세력’의 물밑 지원을 발판삼아 탈계파-중도 후보를 표방하면 승산이 있다고 계산을 끝낼 때만 해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장벽 앞에서 황망해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동안 주변에서는 홍 대표의 측근 중 측근으로 분류돼 왔던 이 의원에 대해 홍 대표 지원이 당연하다는 분위기였다.

특히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서 김성태 의원 카드가 여의치 않을 경우 대안으로 이 의원이 이 급부상하게 된 배경도 ‘홍대표 측근’으로서의 입지와 무관하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