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3선도전 ‘산 넘어 산’

다른 길 안희정과 비교...文측 경남지사 출마권유...임종석 차출설도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2017-12-11 08:00:00

[시민일보=전용혁 기자]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3선 도전 의사를 피력했지만 앞길이 순탄치 않아 보인다.

가잘 큰 걸림돌은 안희정 충남지사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10일 “박 시장이나 안 지사가 모두 차기 대선에서 잠재적 주자로 간주되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엇갈린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며 “안 지사는 3선 대신 다른 곳에서 돌파구를 찾는 데 박 시장은 손쉬운 길인 3선만 고수한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안 지사는 지난 8일부터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광역단체장을 대상으로 비공개로 성과 평가에 들어갔지만, 참여하지 않았다. 사실상 충남지사 3선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피력한 셈이다. 안 지사는 이미 텃밭인 충남을 벗어나 지난달 14일 숭실대에서 강연한 뒤 숙명여대(21일), 성북구청(28일), 강북구청(1일) 등 ‘강연 정치’로 서울을 훑고 있다.

반면 여야 정치권에서 박 시장의 3연임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인 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박 시장을 만나 경남지사 출마를 언급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여의도 정가에선 김 의원은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당 안팎에 전달하는 최측근인데 당시 박 시장은 김 의원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진 후 집권당 주류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새로운 서울시장 후보를 내세울 것이라는 뒷말이 무성하다.

특히 집권여당 내부에서는 박 시장이 그동안 당을 위해 한 역할이나 자기희생이 없었던 점을 일종의 ‘리더십 부재’로 지목한다.

민주당 한 당원은 “박 시장은 2011년 10월 야권 단일후보로 서울시장 선거에 나섰을 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지원을 받아 당선됐고,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당의 도움으로 재선에 성공했다”며 “박원순 개인의 역량은 아직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박 시장의 또 다른 취약점은 당내 지지세력의 부재에 있다. 박 시장이 약점으로 꼽히는 대중성 한계를 극복하려면 적어도 당내에는 확고한 지지세력을 두고 경선을 치러야 하는데 현재 박 시장을 지지하는 당내 인사는 김근태계 정도에 불과하다.

특히 여권 일각에서는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서울시장 차출설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는 것도 박 시장에게는 부담이다.

지난 대선에서 뒤늦게 선거캠프에 합류한 임 실장은 문재인 정부 첫 비서실장으로 발탁되며 실세로 부상했으나 그를 친문 주류로 분류하지 않는다. 친문 진영에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임 실장이 서울시장에 나선다면 청와대 내부도 친문으로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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