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중도 통합 위한 광폭행보 나섰지만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7-12-19 11:11:03
정동영 “보수야합 반대...통합 강행은 폭거"
유성엽 "의석수 줄이는 통합, 무모해 보여"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성사시키기 위한 광폭행보에 나섰지만 당내 호남 중진 의원들의 반발로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통합 통자도 꺼내지 않겠다던 안철수 대표께서 바른정당과 정체성이 같다는 해괴망칙한 논리로 통합을 밀어붙인다"며 "의원들이 반대하면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특히 "(바른정당에서는) 천정박(천정배-정동영-박지원) 청산 운운(하며), 국민의당 (상황) 봐가면서 통합한다고 한다"며 "어쩌다 이 꼴이 되었는지, 리더십이 실종됐다"고 개탄했다.
이어 "(통합하면) 2등 된다지만 선거에서 2등은 진다"며 "탁상에서 계산기 두들겨 통합하려는 발상은 실현도 안 되지만 모두가 죽는다"라고 경고했다.
정동영 의원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보수야합’으로 규정하면서 맹비난했다.
정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저희가 반대하는 건 통합이 아니라 보수야합"이라며 "그러니까 보수적폐세력 연대를 반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국민의당 소속 의원 중) 어떤 경우에도 안 대표와 함께 따라가겠다, 통합을 해야 되겠다, 이렇게 공개적으로 말하는 분은 비례대표 여덟 분하고 지역구 몇 분해서 열서너 분에 불과하다"며 "나머지는 적어도 지금은 아니다라거나 절대 안 된다라거나 둘 중에 하나”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우리 정당사에서 교섭단체를 구성하고 있는 정당이 소속 의원들의 의사를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통합을 강행한 사례는 없다”면서 “이건 의회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폭거”라고 비난했다.
안 대표가 전당대회 등을 통해 통합을 강행할 거라는 관측에 대해 “강고한 반대세력을 어떻게 돌파하겠다는 거냐”면서 "안철수 대표 실력으론 돌파 못한다”고 단언했다.
손학규 고문의 역할론에 대해서는 “이 분은 개헌, 헌법질서 개혁에 모든 힘을 쏟겠다, 그런 입장을 여러 번 피력했다. 또 7공화국을 설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해왔고, 저는 거기에 동의한다”면서도 “이 같이 보수야합 반대와 통합론이 충돌하는 상황에 뛰어들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일축했다.
지난 대선후보 경선 당시 손학규 캠프의 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유성엽 의원도 손학규 역할론에 대해 “통합에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직접 대화하지 않아 모르겠다”면서도 “다만 당이 분란이 생기는 것은 원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오전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 나선 유의원은 “외연을 확대하자고 하면서 통합 후 현재 의석수보다 줄어든다면 왜 통합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유 의원은 "(안철수 대표가) 온갖 무리를 다해 통합을 하면 현재 의석수 39석보다 훨씬 줄어들 것”이라며 “통합해서 교섭단체가 될 수 있을지 봐야한다. 이런 우매한 통합을 왜 추진하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직격했다.
이어 “당원들의 민심도 그렇지만, 소속 국회의원 39명 중 3분의 2 이상이 통합에 반대하고 있다”며 “바른정당에서도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겠다고 하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통합전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무모해 보인다. 가능하지 않은 얘기"라고 일축했다.
특히 그는 “통합이 무산됐을 때 돌아올 후폭풍을 생각하면 쉽게 성사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당헌당규에 따르면 정당의 통합 및 해산 등의 권한사항은 중앙위원회에 위임이 못하도록 돼 있고, 전당대회를 열어 의결해야 가능하다. 전당대회 의장이 소집해야 하고 대표 당원들이 과반 이상 출석해 과반 이상 찬성을 해야 한다"면서 이 같이 주장했다.
그는 통합에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통합의 방향이 잘못됐다”면서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 등의 발언을 보면 중도보수대통합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데 진보를 배제하고 왜 중도보수대통합을 하느냐. 시대정신과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유 의원은 ‘통합 반대파가 민주당으로 갈 것이냐’는 질문에는 “지금 생각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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