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통난' 임종석 UAE 방문 의혹, 갈수록 증폭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7-12-20 15:23:08

야 “청와대 해명 ‘오락가락’ 납득 안 돼”...여 “정치공세”
강경화, '임실장 UAE 방문목적' 질문에 "외교부 모를 수도"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을 둘러싼 의혹이 점차 증폭되는 양상이다.

청와대의 해명에도 불구,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둔 중요한 시점에 비서실장이 중동을 방문한 이유에 대해 숨기거나 말을 바꾸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는 처신이 납득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기조로 ‘외교단절 위기’에 처하자 이를 수습하기 위해 방문했다는 ‘원전 무마설’을 비롯 이명박 정부의 비리를 캐려다 현지 반발을 샀다는 ‘MB 비리 캐기설’, ‘북한 인사 접촉설’까지 제기되는 등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임 실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도 가져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임 실장의 행적에 대해서는 소상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UAE가 대한민국을 어떻게 볼지 부끄럽기 짝이 없다”며 “청와대와 민주당은 운영위 소집에 응하지 않음으로써 의혹을 덮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같은 당 권은희 원내수석부대표도 “의혹에 대해 집권 여당이 오히려 공세를 취하는 태도는 과거 정부에서 많이 본 것”이라며 “야당이 임 실장의 특사 의혹을 제기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말했다.

심지어 여권과 보조를 맞추고 있는 정의당에서도 의혹을 해소하는 청와대의 해명이 필요하다는 임장을 보였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 YTN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국내에서는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면 가기 전에 '이런 문제를 해결하게 위해서 특사를 보낸다'라든가, 이렇게 각 당 대표에게 브리핑을 하는 과정을 밟을 수도 있었다"며 "방문 보고를 조금 더 국민한테 속 시원하게 한 번 얘기를 해주는 과정들도 필요하지 않았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청와대가 임 비서실장의 특사 파견에 대해 당초 '장병 격려차 방문'이라고 했다가 'UAE와의 관계 회복'이라고 말을 바꾼데 대해서는 "양국 관계에 그쪽 국가에서 비공개를 요청했던 부분이 있다면 왜 그것이 비공개인지, 그것을 밝힐 수 없는 상황인지, 이런 것들을 얘기해서 정치적 공방으로부터 벗어나오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야당의 의혹제기를 “정치공세”라며 일축하고 나섰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정작 개혁과 민생을 위한 법안 처리는 외면하면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겨냥한 억지 정치공세를 펴는데만 열을 올리고 허송세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같은 날 "자유한국당이나 야당에서 얘기하는 건 카더라 수준"이라고 폄하한 우원식 원내대표는 전날 운영위 소집에 대해 "국회 운영은 이렇게 한 적이 없다"며 "본인들이 의혹을 만들어서 의혹을 부추기기 위한 그런 운영"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이날 국회 법사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자리에서 임 실장의 UAE 방문 목적과 관련, "(외교부가) 모르는 게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외교부가 임 실장의 특사 방문 목적에 대해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지는 않다는 건가'라는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의 질문을 받고 "제가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답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장관은 또한 '임 실장과 UAE 왕세자 간 면담 내용 전문을 공개할 수 있느냐'는 윤상직 한국당 의원 질문에 대해 "공개할 수 없다"며 "이 부분은 외교부가 밝힐 수 없고 임 실장이 직접 밝히는 게 맞다고 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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