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올림픽, 정쟁중단 선언하자” 제안에 한국 · 바른 ‘발끈’

이진원

yjw@siminilbo.co.kr | 2018-01-25 16:00:00

한국 “평양올림픽인지 되묻고 싶어”
바른 “북한팀만 치켜 세우지 말라”

[시민일보=이진원 기자]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여야가 올림픽에 대한 정쟁중단을 선언하자고 제안했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야당은 연일 비판의 강도를 높이는 모양새다.

우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 “정치권이 한 마음, 한 뜻으로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여야가 함께 모여서 올림픽에 관한 정쟁 중단 선언을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의 ‘평양 올림픽’ 발언을 겨냥,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평양 올림픽’ (발언에) 대해 ‘존중감이 없는 말이며 평창 겨울올림픽을 열심히 준비해 온 이들을 무시하는 발언’이라며 불쾌감까지 표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평화는 나라의 기틀이고 근간이다. 평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국민의 안녕과 번영을 위해 반드시 이루어야 하는 시대적 과제”라며 “세계는 평화 올림픽이라고 부르고, 평창에서부터 울려 퍼질 평화의 메시지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가 평창 동계올림픽을 북한 체제 선전의 장으로 전락시켰다고 주장하면서 이른바 '평양올림픽' 공세를 이어갔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하루 종일 (포털사이트에서는) 평양올림픽이란 검색어와 평창올림픽 검색어가 1위 경쟁을 벌였다"면서 "변함없는 사실은 평창올림픽이라는 것이다. 올림픽은 순수하게 올림픽이어야 할 것이지, 과도하게 정치적 프레임을 들이대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게 과연 대한민국의 평창 동계올림픽인지, 북조선 인민공화국의 평양올림픽인지 다시 한 번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우리의 제일 주적 북한의 현송월에는 지나친 의전과 아부도 모자라 김정은의 영부인처럼 대접했다"고 꼬집었다.

홍문표 사무총장도 "세계 축제인 동계올림픽에 올림픽 정신이 있느냐. 북한 정신만 있는 것이 아니냐"면서 "평창올림픽이 평양의 지시에 의해 리모컨으로 (조종)당하고 있다는 것에 국민 대다수가 분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학용 의원은 "북한이 (올림픽 개막 전날인) 2월 8일에 건군절 행사를 시행해 세계의 이목을 쏠릴 평창을 무력 과시의 장으로 만들려고 한다"면서 "당연히 대한민국 정부라면 이 문제에 대해 당당히 항의하고 시정하고 올림픽 참가 자체를 안 하게 하는 것이 낫지, 북한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꿀 먹은 벙어리처럼 말 한마디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도 같은 날 오전 울산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가 평창올림픽에 정신이 팔려있고 북한 참가를 위해 온갖 요구를 들어주며 노력하는 자체는 비판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지금 이 순간,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기간, 그 이후 기간이 북한 핵미사일 문제로 대한민국 안보가 6·25전쟁 이후 최악의 위기라는 상황을 꼭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북한팀만 치켜세우지 말고 정현(테니스 선수)과 박항서 감독에게 축하와 격려 메시지를 보내 달라"며 "평창올림픽에서 정치가 아닌 페어플레이라는 공정올림픽 정신을 바로 세우겠다는 한마디를 해 달라"고 꼬집었다.

정병국 의원도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과정에서 당사자인 선수, 감독에게 아무런 당부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그리고 소통의 정부라고 할 수 있겠느냐"며 "그렇게 해놓고 기회는 균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웠다고 얘기할 수 있느냐"고 가세했다.

이학재 의원도 "문재인 정부가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에서 보여준 모습은 최순실이 정유라 (이화여대) 특례입학 과정에서 보여준 것과 일맥상통한다"며 "자기 딸만 생각하는 최순실과 본인의 정치적 성과만 생각하는 문재인 정부가 뭐가 다른가"라고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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