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김어준, 진보인사 성범죄 감춰줘야 하느냐” 비판
김어준 “미투 자체를 공작이라 한 적 없어...진보진영 분열 우려한 것"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8-02-26 14:27:00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미투’(#me_too) 운동과 관련, 공작 운운하는 팟캐스트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방송인 김어준씨가 26일 “미투를 공작에 이용하는 자들이 있다고 말한 것이지 미투 (자체)를 공작이라고 한 적이 없다”고 해명에 나섰다.
김씨는 이날 자신이 진행하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주장의 요지는 (미투를 공작에 이용하는 것이) 미투운동을 (외려) 약화시킬 수 있다는 있다는 문제의식이었다”며 이같이 해명했다.
이어 “이런 식으로 프레임이 잡히면 미투운동이 흔들리고, 진보 진영의 분열로 끝나게 된다”며 “이 운동이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는 것을 차단하고 확실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씨는 지난 24일 공개된 팟캐스트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12회 방송에서 “예언을 하나 할까 한다”고 운을 뗀 뒤 “최근에 미투 운동과 같이 권력과 위계에 의한 성범죄 뉴스가 많다. 그런데 공작의 사고방식으로 보면 섹스는 주목도 높은 좋은 소재이고 진보적인 가치가 있다. 그러면 (어떤 세력들이) 피해자들을 좀 준비해 진보매체에 등장시키고, 문재인 정부의 지지자들을 분열시킬 기회로 생각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자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어떻게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이 지상파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김씨의 발언에 즉각 제동을 걸고 나섰다.
금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SNS 통해 “인권 문제에 여야나 진보·보수가 관련 있느냐. 진보적 인사는 성범죄를 저질러도 감춰 줘야 하는 것이냐”며 이 같이 지적했다.
일부 누리꾼들이 "해당 글을 삭제하라"고 압력을 가한데 대해서도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금 의원은 “어제(24일) 김어준씨 발언에 대해 많은 분들이 ‘미투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그걸 이용하려는 사람이 문제인데, 오독하고 비판한 것이 아니냐’라는 취지의 문제제기를 하셨다“며 “많은 것을 걸고, 뻔히 보이는 고통을 무릅쓰고 용기를 내는 피해자들에게 어떻게 ‘이용당하는 것’이라는 지적을 할 수 있는지, 혹은 앞으로 그럴 수 있으니 경계해야 한다고 예언(!) 할 수 있는지 저로서는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해당글 삭제 압박과 관련해서는 “그간 성폭력 피해를 털어놓고 힘들어하던 피해자들의 얼굴을 떠올릴 때 저는 조금도 그럴(삭제할) 생각이 없다”면서 “김어준씨가 자신의 발언으로 인해 상처 입은 분들에게 사과하기 바란다”고 되받아쳤다.
한편 김씨는 1988년 딴지일보를 창간한 이후 홈페이지에 성인전문사이트 운영했다는 '한국농어촌방송' 보도에 대해서도 '묵언'을 이어가고 있어 주목된다.
보도에 따르면 김씨는 딴지일보 홈페이지 산하에 성인정보사이트 ‘남로당(남녀불꽃노동당)’ 성인 사이트를 항목 별로 평가해 순위를 매긴 ‘진상조사위’, 성인용품을 소개·판매하는 ‘명랑완구연구소’ 등을 운영했다.
당시 쌍욕과 음담패설, 연예인 성적 비하, 증권가 찌라시 등이 주를 이루는 B급 인터넷 방송, ‘김구라-황봉알의 시사대담’도 딴지일보의 인기 코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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