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서울시장 선거, 박원순-안철수 ‘빅매치’?

안, 출마는 기정사실화...박, 공천문턱 넘어야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8-03-05 10:17:36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6.13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출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과 ‘정면승부’가 성사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5일 “대선 후보였던 안철수 전 대표가 서울시장에 출마할 경우, 민주당 예비후보들 간의 치열한 경선과정, 인물난을 겪고 있는 자유한국당 상황 등이 안 전 대표에게 유리하게 작용될 것”이라며 “늦어도 이달 중순 경 출마 여부를 확정짓게 될 것 같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 지지율이 낮아 지방선거 인재 영입이 녹록치 않은 당 사정을 보더라도 안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유승민 공동대표도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만약 안철수 전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결심을 한다면 당 대표로서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며 "결심을 너무 늦지 않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 측은 한 때 서울 송파을 재보궐선거 출마여부를 고민했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야 한다는 당내 여론에 힘이 실리자 이를 수용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관측이다.

앞서 안 전 대표는 지난 2일 3박4일 간 네덜란드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자리에서 '서울시장 출마설'과 관련 "아직 구체적으로 이야기 나눠본 적도 없고 제안 받은 적도 없다. 하지만 당 지도부에서 요청이 오면 직접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겠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바미당은 민주당 후보로 박원순 시장이 나설 경우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박 시장에게 선뜻 후보 자리를 양보한 '스토리'로 ‘안철수’ 프레임을 띄울 수 있다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박 시장이 직면해 있는 민주당 공천장벽은 결코 녹록치 않다는 게 중론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만큼 경선 주자들 간 경쟁도 치열하다.
현재 민주당 내 경선 구도는 박 시장과 도전자 5명의 대결로 굳어지고 있다.

일단은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다자구도에서 30%대 지지율을 기록하는 박시장이 다른 후보들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에 맞서 도전자들은 ‘박원순 3선 피로감’을 부각시키며 집중적으로 박 시장 공략에 나선 모습이다.

원내대표를 지낸 우상호 의원은 박 시장의 미세먼지, 부동산정책에 각을 세우며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박영선 의원은 미세먼지 대책으로 ‘공짜 대중교통’을 제시한 박원순 시장의 정책을 비난하며, 수소·전기차 확대 등 정책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전략통으로 꼽히는 민 병두 의원은 국회의 세종시 이전, 재래시장 위에 주거시설을 짓는 ‘시장 아파트’ 등 아이디어로 승부하고 있다.

민주당 유일한 강남권 국회의원인 전현희 의원은 서울에서 민주당세 확장을 주장하고 있으며, 정봉주 전 의원도 대중적 인기를 앞세워 서울시장 경선에 뛰어들었다. 이들과 경선에서 박 시장이 승리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심각한 내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안 전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자유한국당이 서울에 후보를 내지 않되, 한국당이 현역 단체장인 경기와 인천에선 바른미래당이 후보를 안 내는 이른바 ‘묵시적 야권연대’ 가능성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대해 양측 모두 “선거 연대는 없다”고 공식적으로 선을 긋고 있지만, 김민석 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은 “양당이 보수 야합 프레임 때문에 적극적으로 못 나설 뿐, 물밑 거래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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