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 안철수 가세로 3자 구도 되나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8-04-03 10:00:00
민주, 경선주자들...안, 견제 통해 '대항마' 이미지 굳히기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6.13 서울시장 선거 출마 결심을 굳히면서 이번 선거가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3자 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한국당과 바른당 간 후보 단일화 여부에 정치권 관심이 모아지는 분위기다.
김남국 변호사는 2일 YTN 라디오 방송에서 "안철수 전 대표가 선거연대를 이야기하는 순간 통합 과정에서 이야기했던 모든 것이 거짓말이 돼 치명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선거연대를 원하진 않을 것"이라며 "뚜렷한 삼자구도로 분리돼 중도의 길로 자유한국당을 압도적으로 이겨서 새로운 보수를 흡수하는 그런 역할을 하고자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특히 "안철수 전 대표 입장에서는 불리한 선거구도에서 본인이 부족한 점을 채워서 나오는 모습을 보여줄 때 국민들도 또 한 번 새로운 지지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아마 그런 점에 기대하고 나올 것으로 생각된다"며 "당이 어려울 때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 달라는 그 요구를 들어주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실패하더라도) 패배한 장수가 아니라 당에 대해 책임을 지고 당을 이끄는 모습으로써 당내 장악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이종근 데일리안 논설실장은 같은 방송에서 "겉으로 보여지는 것과 속은 다를 것 같다"며 관점을 달리했다.
이 실장은 "사실 안철수 전 대표의 속마음이 유승민 대표의 입을 통해서 나온 것"이라면서 "더불어민주당이 갖고 있는 진보 이외의 표를 다 흡수해야 49:51, 중도와 보수를 흡수해야 하는데 역할분담이든 뭐든 안철수 전 대표의 속마음을 유승민 대표가 대신 말해준 게 아닌가 싶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김문수 전 경기지사에 대한 전략 공천 방안을 유력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냉소에 부딪히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새로운 인물을 수혈하겠다고 공언해 온 홍준표 대표에 대해 공신력을 잃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홍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대한민국은 좌파 폭주로 체재의 위기에 처해 있다. 체재 위기를 느낀 국민들이 저들을 지지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탄핵대선 때와는 달리 보수 우파들의 결집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특히 "상대편 지지자 빼 오기가 아니라 자기 편 지지자 결집이 선거의 본질"이라면서 "선거에는 중도가 없다. 소위 말하는 중도는 '스윙보터(Swing voter)' 계층"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스윙보터들은 어느 한 쪽의 세가 커지면 자기들 이해관계를 계산해 따라가는 계층"이라며 "결국 선거는 여론조사와는 상관없이 어느 정당이 자기 지지층을 투표장에 많이 보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당 지지율이 고공행진하면서 본선보다 어려운 내전을 치루고 있는 민주당 경선 주자들도 참전이 확실시 된 안 위원장에 관심을 돌리는 모양새다.
특히 우상호. 박영선 의원은 그동안 박원순 시장을 겨냥했던 총구를 안 위위원장에 돌려 대항마 이미지 굳히기에 나섰다는 관측이다.
과거 시장 후보직을 양보받은 인연이 있는 안 위원장 출마에 대해 말을 아껴왔던 박원순 시장이 안 위원장의 출마선언 다음날인 오는 5일 3선 도전을 공식화하는 출마선언 일정을 잡은 것도 안 위원장을 향한 견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박 시장 측은 안철수 측 '양보론'에 대해 "민주당과 시민의 선택을 받아 시장직을 수행하는 것인데, 다른 노선, 다른 정당의 후보와 '양보' 같은 이야기를 할 이유가 없다"고 일축했다.
박영선. 우상호 의원도 안 위원장에 대한 공세를 본격화했다.
박 의원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안 위원장 간의 단일화 협상을 이끌었던 전력을 소개하며 "제가 안 위원장에게 가장 잘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우상호 의원은 지난 30일 안 위원장을 향해 "거짓말로 국민의당을 바른정당에 갖다 바치고, 급기야 자유한국당과 연대까지 하려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은 당심에 달려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종근 실장은 "박영선 의원, 우상호 의원, 박원순 시장 세 분 다 사실 친문이 아니다"라면서 "이번 경선에서 가장 큰 핵심은 친문 그룹들, 그러니까 권리당원으로 지난 4·13 총선 때 대거 유입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친문 그룹들이 과연 누구를 밀어주느냐. 이게 굉장히 관심의 초점이 아닐까 싶다"고 전망했다.
김남국 변호사도 이에 동의하면서 "다만 아쉬운 점이 (서울시장 경선에) 결선투표제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 지방선거 관련해 항상 계파 간, 후보 간 갈등이 많았는데 그 갈등의 가장 핵심이 결선투표제였다"면서 "이번에 군소 후보자들을 위한 결선투표제를 아예 확정해서 다음 이후에도 뭔가 문제가 없는, 논란이 없는 공천 룰을 만들고 갔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운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안철수 위원장은 오는 4일 오전 10시 30분 시청 앞 광장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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