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홍준표 색깔 빼기’ 선대위 체제로 전환
당내 중진 의원들로 지역별 공동선대위원장 맡겨...홍준표 즉각 대표 퇴진 요구도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8-05-03 10:45:51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려던 한국당은 외부인사영입을 포기하고 당내 중진 의원들에게 지역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기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홍문표 사무총장은 3일 “외부인사들 중 공동선대위원장 직을 고사 한 분들도 있고 현재 요청한 분들 역시 기다려달라고 하는 상황”이라며 “시간이 없어서 외부인사 영입은 힘들어졌다”고 사실상 외부인사 영입포기 의사를 밝혔다.
이어 “중진의원들에게 지역별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초에 결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한국당은 황 전 총리에게 선대위원장을 맡아 지방선거를 이끌어달라고 제안한 바 있으나, 황 전 총리는 “지금 공동선대위원장 역할을 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공동선대위원장을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이를 거절했다.
한국당은 또 황 전 총리에게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도 제안했으나, 황 전 총리는 이 역시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국당은 지역별로 중진 의원들을 공동선대위원장 직을 맡기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검토에 들어갔다.
지역별 공동선대위원장 체제는 당내 중진 의원들이 홍 대표에게 제안 한 것으로 홍 대표가 이를 수용한 셈이다.
한 중진 의원은 “당내에서 ‘위장평화쇼’등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강경발언을 쏟아내는 홍 대표에 대한 후보들의 비토가 끊이질 않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별 공동선대위원장 체제는 지선에서 홍 대표의 색깔을 빼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진의원 모임의 좌장격인 이주영 의원도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홍 대표의 색깔이 빠지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자유한국당 소속 4선 강길부 의원(울산 울주)이 홍준표 대표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강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국민들께서 바라던 당 혁신, 인적쇄신, 정책혁신은 온데간데없고, 당 대표의 품격 없는 말에 공당이 널뛰듯 요동치는 괴벨스 정당으로 전락하고 있다”면서 “이번 주까지 사퇴를 안 하시면, 제가 중대결심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한국당 광역단체장 후보 중에는 공천과정에서 당 대표의 막말로 인해 상처받은 후보가 있다. 그 막말이 결국 후보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당 대표가 지방선거에 지원유세를 올까봐 걱정하는 상황마저 벌어지고 있다”며 “오죽하면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가 홍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려 반성을 촉구했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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