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드루킹 특검’ 놓고 기싸움..한국-바른 한 목소리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8-05-08 11:05:51

우원식 “조건 없는 특검은 야당마음대로 특검...못 받아”
김성태 “특임검사 임명에 민주당 비토권?...꼼수 아니냐”
김동철 “추경포기하면서 특검 안하겠다는 여당 처음 봐”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원들이 개입된 불법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 특검 도입을 두고 여야가 기싸움을 이어가는 가운데 단식 투쟁 중이던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에 대한 폭행 사건을 계기로 야권의 대여공세가 강화될 조짐이라는 관측이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8일 야권의 조건없는 특검법 처리 요구에 대해 불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우 원내대표는 "(야당은) 드루킹 불법 댓글 사건을 대선 불법 여론조작사건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이는 대선에 불복하겠다는, 마구잡이로 조사하겠다는 특검이다. 충분한 심의를 해야지 하루 만에 처리하자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조건 없이 특검 처리는 불가하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것은 (야당) 마음대로 특검"이라며 "(야당이) 양보한게 뭐가 있나. 자기들도 양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전날 우 원내대표가 ▲24일 특검과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일괄 처리 ▲야당의 특검추천에 대한 여당의 거부권 행사 등 20여 가지를 특검 수용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데 대해 "조건부 특검 자체가 정치적 꼼수"라며 거부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특임검사 임명에 관한 사항을 민주당이 비토권을 가진다는 것은 대통령 입맛에 맞지 않는 특임검사는 수용할 수 없다는 사실상의 꼼수를 부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드루킹 게이트 핵심 인물인 김경수 의원마저도 특검법에서 이름을 빼자고 한다"며 "사실상 김 의원이 이번에 검찰에서 호화접대를 받고 나올 때 의기양양한 모습처럼 유명무실한 특검, 꼼수 부리는 안으로 제시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역시 "말은 조건부 수용인데 들여다보면 이중, 삼중 조건과 전제조건들을 달아놔서 도저히 야당이 받을 수 없게 돼 있다"며 "민주당의 태도는 산적한 국정 현안을 처리하겠다는 자세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원내대표는 전날 오후에도 기자간담회를 열어 "추경까지 포기하면서 특검을 안 하겠다는 여당은 처음 봤다"면서 "오늘은 사실상 민주당이 협상 결렬을 선언하러 (협상장에) 온 것"이라고 민주당의 태도를 비판했다.

특히 그는 특검과 다른 법안 10여 건을 연계 처리하자는 민주당 제안에 대해 "아주 교활한 제안"이라며 "높은 지지율을 믿고 저러는데 지지율은 해 뜨기 전 아침 이슬 같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태도를 보니 댓글 조작에) 문재인 대통령, 김정숙 여사가 관여하고, 민주당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당은 지난 5일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 폭행 사건을 정치테러로 규정하고 대여 공세의 강도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바른미래당도 특검 요구 목소리를 높이면서 한국당과의 공조에 힘을 싣는 양상이어서 당분간은 민주당 고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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