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역할론’ vs. ‘세대교체론’
고하승
gohs@siminilbo.co.kr | 2018-06-24 11:5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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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이는 6.13 지방선거 당시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중책을 맡았던 한 원외인사의 지적이다. 아마도 국민의당 출신보다는 상대적으로 바른정당 출신들이 젊은 편이다보니 이런 의심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이런 의구심이 전혀 근거 없는 것은 아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철수 전 의원이 당의 요청을 받아들여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반면, 유승민 전 공동대표는 당내의 잇따른 출마요구를 일축하면서 “기회가 되면 차기대권에 도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 안철수 전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는 자신에게는 매우 위험한 선택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워낙 높은 상황이라 당선 가능성이 희박한 탓이다. 그럼에도 그가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당내의 잇따른 ‘선당후사’ 요청 때문이었다.
실제로 당시 김관영·오신환·이언주·유의동·권은희·채이배·김수민 등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 7명이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의 출마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원외 지역위원장들도 ‘안철수·유승민 공동출마’를 거듭 요구하는 성명서를 당에 전달했었다.
그동안 수차에 걸쳐 ‘백의종군’, ‘선당후사’ 입장을 표명했던 그로서는 차마 이런 요청을 뿌리치기 어려웠을 것이다.
반면 유승민 전 대표는 당내의 잇따른 출마요청을 거부하며 되레 “(나의 출마를 요구하는 사람들은)100% 가까이 국민의당 출신”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로 인해 바른미래당은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전국 정당 지지율은 8%에도 미치지 못했다. 따라서 유 전 대표는 선거참패의 책임을 지고 정계은퇴를 선언해야 옳았다. 하지만 그는 대표직만 사퇴했을 뿐이다.
그런 상태에서 유 대표의 측근 인사들이 ‘세대교체론’을 주장하며 ‘안철수 퇴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세대교체론’을 주장하는 당권주자들의 면면을 보면, 인지도 부족 등 '인물론'에서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정치 경륜과 비전을 갖춘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방선거 직전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정치권에 컴백한 손학규 전 대표의 역할론이 차츰 부상하고 있다.
특히 안철수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정치 경륜이 있고 합리적 이미지를 가진 손학규 선대위원장이 '등판'해 중도개혁 세력으로서 정치권에서 바른미래당의 위치를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그러나 손 전 대표가 당내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당권주자로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러다보니 당내 일각에선 ‘합의추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결국 6·13 지방선거 책임을 지고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안철수 전 의원과 유승민 전 공동대표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가 관심사다.
안 전 의원은 외부 공식 활동을 자제 중이고, 유 전 공동대표도 지방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사퇴한 만큼 "일절 개입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결국 두 사람의 입김이 당 대표 선출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당내 갈등을 피하고 화합 도모를 위해 당의 주요 주주인 안 전 의원, 유 전 공동대표가 차기 대표를 합의 추대하고, 두 사람은 당분간 당에 관여하지 않기로 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고 모양새가 좋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아마도 그런 차원에서 중립적인 인사인 ‘손학규 역할론’이 나오는 것 같다. 과연 바른미래당은 ‘손학규 역할론’과 ‘세대교체론’ 가운데 어느 것을 선택하게 될지 그 결과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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