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전당원투표 실시하라
고하승
gohs@siminilbo.co.kr | 2018-06-25 15: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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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전국모임은 이날 오후 2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선거 참패의 책임은 선거를 이끌었던 당 지도부와 선대위를 비롯해 우리 모두에게 있다”며 “각자 자신들의 역할에 따른 책임소재를 돌아보는 내실 있는 반성의 시간을 갖기보다 선거 개표가 끝나자마자 곧장 뜬금없이 사심을 지닌 '세대교체론'을 들고 나오는 등 차기 당권에 집착하는 반성 없는 행태로 우리 당원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국민들이 내린 선택을 엄중하게 받아들이지 못한 처사”라며 “우리 당원들은 그런 의도를 가진 이들을 확실히 구분하여 향후 준엄하게 심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강력한 당 쇄신을 주문했다.
특히 이들이 요구한 당 쇄신책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는 다가오는 전당대회에서 당무위원회의 밀실정치가 아닌 당헌당규에 규정된 당원권이 제대로 행사되는 전당원투표가 규정대로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한 점이다.
사실 ‘당 대표는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선출 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왜 이들은 이 당연한 요구사항을 굳이 당 쇄신항목에 집어넣은 것일까?
아마도 당 대표를 전당원투표가 아닌 다른 방식, 그러니까 당무위원회 같은 데서 아예 작정하고 특정 세력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당 대표로 선출할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이들의 이런 요구사항은 ‘세대교체’라는 미명아래 특정인이 상왕 노릇하기 좋은 사람을 당 대표로 만들기 위해 전당원투표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대표를 선출하는 식의 ‘꼼수’를 부리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인 셈이다.
그런데 걱정이다.
지금 전당대회를 앞둔 바른미래당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바른미래당은 25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신임 지도부를 선출하는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대회’를 오는 8월29일 개최키로 확정했는데 장소가 국회 대회의실로 정해졌다.
하지만 국회대회의실의 좌석은 432석에 불과해 전당원투표를 실시하기에는 너무나 협소하다.
그렇다면 바른미래당 비대위는 처음부터 아예 전당원투표는 고려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게다가 통상 모든 정당이 당 대표를 선출할 때에 사용하는 용어인 '전국당원대표자대회' 대신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대회’라는 용어를 사용한 점도 석연치 않다.
이에 대해 신용현 수석 대변인은 "우리 당은 아직 지역위원장과 시·도당위원장이 없어 대표당원 (명부도) 없는 상태"라며 "이 때문에 전당대회라는 용어를 쓰기는 어렵다"고 밝혔지만, 그 해명이 너무나 구차하다.
대표당원 명부도 없이 당 대표를 선출하겠다는 건 애초에 당원들의 의사를 물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사실 당원명부가 없다면, 당 대표를 선출하기에 앞서 당원명부를 만드는 작업부터 시작하는 게 옳다.
신 대변인은 이번 선출대회에서도 '전당원투표제'가 실시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준비위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답했다.
그러면 준비위가 전당원투표가 아닌 다른 방식을 결정할 경우 당원들의 정당한 권리가 박탈당할 수도 있다는 것 아니겠는가.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정당이 당원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일부 기득권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 당 대표를 선출하겠다는 그 발상이 참으로 기막힐 노릇이다.
바른미래당 김동철 비대위원장은 당비를 ‘꼬박꼬박’ 납부하면서 당을 지켜온 당원들과 바른미래당 지지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기 바란다.
경고하거니와 당의 주인은 금배지를 단 국회의원들이 아니라 당신들을 국회의원 만들어준 당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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