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거버넌스]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 ‘연트럴파크’

고수현

smkh86@siminilbo.co.kr | 2018-07-04 16:00:00

‘쉼과 예술문화’가 공존하는 핫플레이스
사람도 풍경이 되는 곳··· 감성충전 100%
나만의책 만들 수 있는 ‘그림책학교’도
동진시장선 토요일마다 ‘수공예품 시장’
데이트코스·쇼핑·나들이 명소로 인기

▲ ‘연트럴파크’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마포구 경의선숲길 연남동구간. (사진제공=마포구청)
[시민일보=고수현 기자]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 연남동구간은 일명 '연트럴파크'로 불린다. 미국 맨해튼에 소재한 도시공원인 센트럴파크 못지 않은 도심 속 쉼터이자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으면서 시민들 사이에서도 경의선숲길 연의동구간 보다는 '연트럴파크'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사랑받고 있다.

연트럴파크는 단순한 쉼터의 개념이 아니라 산책을 비롯해 쇼핑도 하고 책도 보는 '쉼과 문화'가 어울리는 융합 공간으로 자리잡으면서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았다.

이에 <시민일보>에서는 연트럴파크를 찾은 시민들을 만나보고, 그들이 말하는 연트럴파크의 모습을 살펴봤다.

■'쉼'이 있는 공간··· 산책과 휴식

매일 '연트럴파크'를 걸어서 출퇴근을 한다는 회사원 김재현씨(33)는 연트럴파크에 대한 인상을 “연트럴파크, 참 묘한 장소예요. 외출하는 길이면서 집에 가는 길이기도 하고요. 산책하는 길이면서 쇼핑하러 가는 길이기도 해요. 친구를 만나는 장소이면서 헤어지는 장소고요. 홍대와 연남동을 잇는 입구이자 출구 같은 곳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강서구 방화동에서 왔다는 김지희씨는 “여기는 밥 먹고 걷기에 좋아서 자주와요. 근처 맛 집에서 밥을 먹고 소화 시킬 겸 이곳에 와서 산책을 해요. 자주 가는 공원 옆 이층 카페에서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도 좋고요. 친구들을 이곳에서 자주 만나는 편이예요”라고 말했다.

김씨는 홍대입구역 3번 출구에서 나와 연남동 방면으로 진입하는 숲길공원 초입, 잔디밭에서 책을 읽고 있고 있었다.

연트럴파크를 산책하던 염순이씨(86·여, 동교동 거주)는 “새벽, 오후 하루 두 번씩 여기를 걸어요. 동교동에서 연남동까지 왕복하면 2시간이 걸리는데 이 숲길이 생긴 뒤로 운동하게 됐지요. 운동을 한 뒤로는 병원 가는 일이 없어졌어요. 공원 옆 연남동 주민센터에 노인들이 많아서 이렇게 걸어갔다가 쉬고 이야기도 하고 시간을 보내다가 돌아와요”라고 말했다.

■'일상'과 '문화'의 울타리

보통의 공원이 ‘쉼’에 방점을 찍고 있다면 연트럴파크는 ‘쉼’의 크기만큼 ‘일상’이 공존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숲길공원 근처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박상원씨는 “여기는 공원 자체도 좋지만 공원을 둘러싸고 생겨난 아티스트 숍들이 진국이에요. 저는 손님들에게 꼭 그곳들을 추천합니다. 홍대에 갈 때 택시 타지 말고 여기서 걸어서 산책하듯 가면서 아티스트 숍에 꼭 들러보라고요. 생각지 못한 아이템들을 손에 넣은 손님들이 항상 만족해합니다”라고 귀뜸했다.

아티스트 숍들은 숲길공원 주변에 자리하고 있다. 공원 주변으로 속속들이 자리 잡은 각종 예술 공방과 갤러리, 카페, 디자인 숍들은 1.2km의 긴 숲길공원을 모두 품어 안고 독특한 ‘문화 울타리’를 형성하고 있다.

공원 옆 연남동 주민센터 인근에는 가죽공방이 있다. 일반인들이 직접 가죽 제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가죽공예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판매도 하는 디자인 숍이다.

공방을 운영하는 최명주 대표는 “주말에 숲길공원에 왔다가 연인끼리, 가족끼리 가죽공예 프로그램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많다. 작품을 만든 후에 힐링 되는 기분을 느꼈다는 말씀들을 많이 한다”라고 전했다.

근처에 책을 만드는 그림책학교도 눈에 띈다. 내가 쓴 글과 그린 그림을 이용해 나만의 책을 만들 수 있는 곳이다. 페인팅과 드로잉, 스토리텔링, 디자인 등 제작 과정의 전반을 익힐 수 있는 곳이다. 세계 유명 작가들의 그림책과 일러스트레이션도 구매할 수 있다.

그림책학교를 운영하는 조선경 대표는 “이곳은 책 제작소이면서 서점이고 전시장이면서 학교다. 일반인들도 충분히 배우고 익혀서 자신만의 책을 만들 수 있도록 4주, 12주 과정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라고 전했다.

한 블록 건너 공원 옆 골목 사이에는 알록달록한 재즈카페와 재봉틀카페, 생활소품가게, 보석가게 등 아티스트 상점들이 많다. 연인끼리 데이트코스로도 좋고, 가족끼리 공원에 왔다가 함께 쇼핑하기에도 제격이다.

■매주 토요일 열리는 '동진시장' 눈길

매주 토요일 연트럴파크 공원 근처에서 열리는 '동진시장'도 빼놓을 수 없는 즐길거리다. 매주 토요일 오후 1시가 되면 열리는 독특한 시장인 ‘동진시장’에서는 인근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아티스트들이 연남동의 옛 시장 터에서 수공예 작품시장을 매주 펼친다. 청년들이 창업공간으로 변신시킨 시장을 만날 수 있다. 각종 생활 소품부터 보석, 의류, 문구용품, 가구 등 개성 있고 희귀한 아이템으로 가득하다.

이곳에서 압화 수공예품을 판매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유정원씨는 “예쁜 꽃을 제품 속에 담아 보존할 수 있게 한 게 사람들의 마음을 잡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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