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진실특검 되달라”… 드루킹과 대질심문

이대우 기자

nice@siminilbo.co.kr | 2018-08-09 16:32:13

특검, 진술 모순찾기 총력
쟁점은 ‘킹크랩 시연 여부’

▲ 김경수 경남도지사(오른쪽)가 드루킹의 댓글조작 행위를 공모한 혐의로 특검에 재소환된 9일 오후 ‘드루킹’ 김동원씨(왼쪽)가 서울 강남구 허익범 특검으로 소환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시민일보=이대우 기자]허익범 특별검사팀이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드루킹' 김동원씨를 9일 동시 소환했다.

먼저 이날 오전 9시30분께 특검에 도착한 김 지사는 첫번째 특검 소환 조사에서처럼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특검 측을 겨냥한 작심발언도 쏟아냈다.

그는 "본질을 벗어난 조사가 더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제는 충실히 조사에 협조한 만큼 하루속히 경남 도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다시 한 번 특검에도 정치 특검이 아니라 진실을 밝히는 진실 특검이 돼주시기를 마지막으로 당부드린다"고 언급했다. '정치 특검'을 언급한 김 지사의 발언을 두고 이번 수사에 정치적 의도가 섞인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담은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 지사는 '드루킹이 댓글조작을 한다는 의심도 해 본 적은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말 없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특검 건물로 들어갔다.

뒤이어 드루킹이 오후 1시40분께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특검에 도착했다. 드루킹은 서울구치소에 수용된 상태다.

그는 '대질 의사가 있느냐', '김 지사가 인사청탁을 부인하는 데 대한 입장이 무엇이냐'는 등의 취재진 질문에 대답 없이 조사실로 향했다.

박상융 특검보는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대질조사는 드루킹의 진술내용과 김 지사의 진술내용이 서로 틀린 점에 대해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서 대질조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 지사 측은 전날 입장을 내고 "진실규명을 위해 필요하다면 대질신문이 아니라 그 어떤 것에도 기꺼이 응할 것"이라고 밝히 바 있어 대질신문에 사실상 동의했으며 이날 실제로 대질심문이 시작됐다.

박 특검보는 "수사검사가 필요하다는 시점에 대질 조사를 할 예정"며 "검사나 수사관이 사건 관련자 2명의 조사실을 수시로 오가며 진술을 맞춰보는 '간접 대질'이 아니라, 드루킹과 김 지사를 한 공간에 마주 앉히는 '직접 대질' 방식이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이번 조사에서 댓글공작의 배후이자 총 책임자로 김 지사를 지목한 드루킹과 킹크랩 자체를 모른다고 부인하는 김 지사 중 누가 진실을 말하는지 결론 내리고자 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9일 드루킹이 운영한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아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을 보고 사용을 승인·묵인했다고 본다.

드루킹 일당이 김 지사가 당일 오후 8시께 출판사에 도착해 2층 강연장에서 '둘리' 우 모씨가 시연하는 킹크랩을 봤다고 주장한 데 따른 것이다.

이들은 김 지사가 감탄을 표하거나 킹크랩 사용을 허락해달라는 드루킹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고 '옥중 편지' 등을 통해 밝힌 바 있다.

반면 김 지사는 출판사 방문 사실은 인정하지만 킹크랩 등 댓글조작 프로그램을 본 기억은 결코 없다는 입장이다.

김 지사는 드루킹이 킹크랩과 같은 불법적인 댓글조작을 하는지도 알지 못했다고 앞서 특검 안팎에서 주장해왔다.

현재 양측 공방의 진위를 가릴 수 있는 출판사 내부 폐쇄회로(CC)TV 등 물적 증거는 존재하지 않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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