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캠코더인사’ vs. 孫 ‘경청 인사’

고하승

gohs@siminilbo.co.kr | 2018-09-04 13:20:04

편집국장 고하승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는 오히려 ‘인사참사(人事慘事)’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소위 말하는 ‘캠코더’ 인사 탓이다.

‘캠코더’는 ‘대선캠프’, ‘코드인사’, ‘더불어민주당’ 출신이라는 뜻으로, 전문성 없이 문재인 대통령 관련 근무 이력만 갖고 공공기관 임원에 내려 꽂힌 낙하산 인사들을 의미한다.

그러다보니 문재인정부 ‘1기 내각’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후보자가 자진해서 사퇴하거나 지명을 철회한 경우, 혹은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임명을 강행한 경우가 과거 이명박정부, 박근혜정부 등 보수 정권에 비해 결코 적지 않았다.

도덕성 등에 있어서 결격사유가 있는 인사들이 대거 문재인 정부의 장관으로 임명됐다는 뜻이다. 실제 문 대통령이 스스로 제시한 ‘인사 배제 5원칙’에 어긋나는 인사도 부지기수였다.

2기 내각 구성 역시 인사참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4일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명을 철회해달라는 청원이 여러 건 올라와 있다. 이날까지 5만명 넘게 동의한 청원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 후보자의 차남 장모씨가 지난 2016년 병무청 신체검사에서 '불안정성대관절(십자인대 파열)'로 5급 판정을 받고 병역을 면제받은 사실이 새롭게 드러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전문성이 부족한 인사는 물론, 간첩 활동으로 무기징역을 받았던 인사에서부터 성희롱 전력이 있는 인사까지 마구잡이로 차관급에 기용하려는 문재인 대통령의 캠코더 인사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각종 공공기관에서 이뤄진 문재인 정부의 낙하산·캠코더 인사현황은 더욱 가관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각종 공공기관에 하루에 한명 꼴로 ‘캠코더’ 낙하산 인사가 이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바른미래당이 상임위별 소속 및 산하 공공기관 기관장을 비롯한 상임, 비상임 이사에 대한 전수 조사를 바탕으로 발표한 ‘공공기관 친문 백서 : 문재인 정부 낙하산·캠코더 인사현황’에 따르면,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1년4개월 동안 340개 공공기관에 새로 임명된 1651명 임원 중 무려 365명이 캠코더 인사였고, 심지어 이들 중 94명은 조직 내 최고 자리인 기관장에 임명되기도 했다.

어쩌면 지금 대한민국에 불어 닥친 ‘고용쇼크’와 ‘빈부격차 심화’, ‘부동산 폭등’ 등의 각종 문제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데에는 이런 ‘캠코더’인사가 한몫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인사와 뚜렷하게 대비된다.

손 대표는 지난 2일 캠프해단식에서 “소위 ‘손학규 사람’이라는 분들은 제가 당 대표가 되었다고 해서 무엇이 주어질 것이라고 기대하지마라. 무엇을 하려면 먼저 자격부터 갖춰라. 나는 이제 여러분들의 손학규가 아니라 바른미래당의 손학규다”라며 “여러분들은 손학규의 성공을 바라는 분들 아닌가. 손학규가 성공하려면 두루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 그걸 위해 여러분들은 기꺼이 공간을 내어 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측근인사’나 ‘캠프인사’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켰다.

실제 손 대표는 이날 신임 사무총장에 오신환 의원, 수석대변인에 김삼화 의원, 당대표 비서실장에 채이배 의원을 임명하는 등 당직인선을 단행했다. 그들은 모두 손 대표와 직접적인 인연이 없는 사람들이다.

특히 오 의원은 바른정당 출신이고, 김 의원과 채 의원은 국민의당 출신이라는 점에서 ‘탕평인사’가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했지만 당사도, 사무처도 2개로 나뉘어져 있었던 만큼 당의 화합이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후에 이뤄지는 인사는 ‘탕평인사’가 아니라 능력 있는 인사를 발탁하기 위한 ‘경청’의 시간을 가질 것이다.

손 대표도 정책위의장, 지명직 최고위원 등 당직인선 기조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그 방법으로는 ‘경청’을 선택했다.

손 대표가 이날 구조조정 문제 등에 대해 "사무처 직원들과 점심을 같이하면서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라고 밝힌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과연 국민은 문재인 대통령의 ‘캠코더 인사’와 손학규 대표의 ‘경청 인사’가운데 어느 손을 들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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