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이준석 신당에 관심 없다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23-10-22 09:5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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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고하승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 등 여권 반윤계가 12월에 탈당하고 신당을 만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렇다면 신당 파괴력은 얼마나 될까?


    윤상현 의원은 여권발 신당이 만들어지면 ‘수도권에 위기’라며 이준석에게는 공천을 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승민 혼자는 신당을 만들지 못할 것이고 설사 만들어도 파괴력이 없을 테니까 이준석은 노원병에 공천을 줘서 붙잡아 두라는 의미일 게다.


    윤 의원은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당시 ‘수도권 위기론’을 설파했던 전략통이다. 선거 감각이 뛰어난 인사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그의 발언에 동의하기 어렵다.


    우선 유승민과 이준석을 분리 대응할 수 있을 것이란 전제부터가 잘못됐다.


    이준석은 정치를 시작한 이후 단 한 번도 유승민과 서로 다른 길을 걸어 본 적이 없다. 새누리당 탈당, 바른정당 창당, 바른미래당 창당, 바른미래당 탈당, 새로운보수당 창당, 미래통합당 합당까지 한 길을 걸어왔던 사람들이다. 그들은 서로 분리되는 순간 모두가 죽는다는 걸 알 안다. 따라서 분리대응으로 한 사람은 밀어내고 한 사람은 붙잡는 전략이 통할 리 만무하다.


    그들이 신당을 만들면 ‘수도권에 위기’라는 전망 역시 동의하기 어렵다.


    지금 그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크게 주목받는 이유는 국민의힘 소속이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를 공격하고, 김기현 대표 체제를 흔들어대기 때문이다.


    언론인 관점에선 그런 내부총질이 흥밋거리이고 큰 뉴스가 될 수밖에 없다. 야당 인사의 여권 공격은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같은 목소리를 내더라도 큰 뉴스가 되지 않지만, 여당 인사가 여권을 공격하면 대서특필하는 이유다.


    그런 목소리가 자주 나가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와 여당 지지율이 떨어질 것은 불 보듯 빤하다. 그러나 그들이 탈당하는 순간, 그들은 여당 소속으로 얻는 프리미엄을 잃게 된다.


    어떤 목소리를 내든 그들의 비판은 그냥 야권 인사들의 정치평론 수준으로 위상이 추락하고 말 것이다. 더구나 현재 여당을 지지하는 유권자 가운데 그들을 지지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들의 신당 표가 여당표를 잠식하기보다는 야당표를 잠식할 가능성이 더욱 크다.


    따라서 여당은 어떤 혁신을 하든, 어떤 총선 전략을 수립하든 그들의 존재를 의식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이번 기회에 그들을 확실하게 내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낫다. 그 시기는 빠를수록 좋다. 그들이 내부에서 총질할 때마다 정부와 여당이 내상을 입을 뿐이다. 그대로 두면 상처가 나을 즈음이면 또 내부 총질할 것이고, 다시 내상을 입게 될 것 아니겠는가.


    이런 상황이라면 대통령 국정 지지도와 여당의 정당지지율은 결코 제1야당인 민주당 지지율을 넘어설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은 그래야 자신들에게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지지율이 조금이라도 올라갈 것 같으면 기를 쓰고 공세를 퍼부을 것이다.


    지금 강서 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가장 신이 난 사람들이 누구인가. 야당보다도 더 신이 난 사람들이 바로 유승민과 이준석 아닌가.


    그들을 내치지 못하면 여당은 내년 총선에서 결코 승리하지 못할 것이다. 그들은 ‘개혁’이라는 탈을 쓰고 보수진영을 흔들어대는 것을 즐기는 ‘배신자’들일 뿐이다.


    여당이 이른바 ‘길거리 우파’와 같은 극단적 세력과 손을 잡는 것도 위험하지만, 그보다 더 위험한 것은 바로 유승민-이준석과 같은 분파주의자들과 손을 잡는 행위다.


    여당은 두 사람이 탈당해서 신당을 차리든 말든 관심을 접어야 한다. 그들이 신당 깃발을 든다고 해도 그건 새로운 깃발이 아니라 어차피 공천받지 못할 떨거지들이 모인 집단에 불과하다.


    따라서 그들이 신당을 차리더라도 의미 있는 득표율을 기록할 수도 없거니와 당이 존속할 수도 없다. 단 한 명의 당선자도 못 내고 총선 직후 와해 될 것이 불 보듯 빤하다.


    지금은 진영 대결이 최고점에 달한 상황이다. 거대 양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이라고 해도 '제3지대'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다. 하물며 여권의 배신자로 낙인 찍힌 사람들이 만든 신당에 누가 관심을 가지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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