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註)이 연재물은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kpisl) 김종식 소장이 40여년 간의 공·사직 정보업무를 통해 연구·개발해 온 독보적인 탐정 관련 학술을 ‘탐정(업)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탐정산업 기틀 마련’에 기여코자 매주 1회(연 50회) 연재하는 공익 도모 차원의 기획물이며, 연재물의 저작권은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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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업)을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직업’이라 말하는 ‘네 가지 이유’
우리나라에서도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2020년 8월 5일부터 ‘탐정’이란 용어를 업(業)으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해짐에 따라 탐정의 직업화에 물꼬가 트였다. 하지만 아직도 ‘탐정(업)의 존립이나 그들의 역할을 평가절하’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아 탐정(업)이 활성화되기에는 좀 더 긴 호홉이 필요해 보인다. 이에 필자는 탐정업의 조기 안착을 촉진하는 차원에서 ‘이 시대에 탐정(업)이 꼭 필요한 이유 네 가지’를 특히 강조해 두고자 한다.
첫째, 형사소송구조의 변화(당사자주의 강화)에 따른 증거 수집의 중요성 고조
(구)형사소송법은 대륙법계의 ‘직권주의(職權主義, 법원이 직권으로 증거수집에 나서는 형태)’가 절대 우위를 점한 소송 구조였으나, 현행 형사소송법은 그에 비해 ‘당사자주의(當事者主義)’ 성격이 강화되었다.
‘당사자주의’란 피고인에게 검사와 대등한 공방(攻防)의 지위를 인정하는 구조이다. 즉, 증거의 수집과 제출이 검사와 피고인에게 동등하게 맡겨진 것이다. 이로써 법관은 ‘증거를 중심으로 펼치는 검사와 피고인의 법정공방(法廷攻防)’을 제3자적 입장에서 지켜보는 과정을 통해 ‘편견 없는 판단’을 꾀하게 된다.
당사자주의는 한마디로 ‘검사이건 피고인이건, 변호인이건 모두 증거로 말하라’는 재판 원칙이라 하겠으며, 이러한 원칙은 ‘공정한 재판’에 기여할 수 있는 구조이지만, 검사 등 수사기관에 비해 증거 수집력이 열악한 피고인이나 변호인에게는 상대적으로 불리하여 실체적 진실 발견이 왜곡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배경에 기인하여 당사자주의가 강화되어 있는 나라일수록 피고인(또는 변호인)의 증거 수집에 일조(一助)할 탐정제도가 발달되어 있다(미국·영국·일본·호주 등). 즉, 당자자주의 구조 하에서는 ‘많은 증거’ 또는 ‘결정적 증거’를 제시할 수 있는 쪽이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될 것인 바. 피고인 또는 변호인은 자료 수집에 전문성을 지닌 탐정을 필요로 하게 되며, 탐정은 이에 부응함으로써 정의 사회 구현에 기여하게 된다.
둘째, ‘특수 업무’에는 공권력 아닌 ‘특수한 전문가의 역할’이 필요한 시대 도래
오늘날의 탐정(업)은 ‘정보나 단서, 증거 등 자료 수집을 통한 사적(私的) 권익 실현을 돕는 일(전통적 업무)’에 머물지 않고, ‘부정축재자들의 해외도피재산 추적’이나 ‘상습고액탈세자들의 은닉재산 추적’, ‘범죄수익 은닉과 관련된 자료 수집’,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부정·부패 제보·고발’ 등 공익적 측면의 일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공권력을 만능(萬能)으로 여기는 사회적 풍조’도 서서히 걷히고 있다. 대개의 나라에서는 국가적 쟁점이나 사회적 혼란이 있을 때 국가기관이 탐정에게 특정 정보의 수집을 의뢰하기도 한다. 이는 정형화된 수사기관이나 민정기능의 편향성과 폐쇄성을 극복하기 위한 스스로의 보완책일 뿐만 아니라, 탐정의 전문성과 문제 의식이 결코 공조직에 뒤지지 않음을 시사하는 일이기도 하다.
1998년 미국 클린턴 대통령과 그의 여비서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스캔들 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특별검사 케네스 스타(kenneth starr)도 경찰이나 검찰이 아닌 사설탐정에게 불륜 의혹을 뒷받침할 ‘결정적 증거(smoking gun)’ 수집을 의뢰하여 얻은 ‘내밀한 물증’을 클린턴에 대한 탄핵 소추에 활용했다는 얘기는 탐정의 역량이 경우에 따라 수사기관을 능가하거나 높은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음을 대변해 주는 좋은 예라 하겠다.
뿐만아니다! 1965년 대통령에 당선되어 1986년까지 21년간 필리핀을 통치하다 부정선거 논란과 부패, 민주시민에 대한 탄압 등으로 권좌에서 쫓겨난 마르코스 대통령이 은닉했던 비자금의 정체를 파악한 것도 탐정이었다. 당시 필리핀 정부는 국내 수사·정보 역량만으로는 비자금의 존재 파악이 어려웠다. 궁리 끝에 스위스 금융계로 몰려드는 은밀한 돈의 흐름을 꿰뚫고 있던 호주의 한 금융전문 공인탐정에게 분석을 의뢰하여, 이로 부터 얻은 정보가 결정적 단서가 되어 스위스 은행에 숨겨둔 16조원 규모의 비자금이 세상에 알려졌다는 일화는 탐정의 전문성과 유용성을 세계에 입증한 일이었다.
우리나라 예금보험공사도 저축은행 등 금융사를 파산시킨 주범들의 해외은닉재산을 찾아내기 위해 2007년부터 8년동안 140회에 걸쳐 외국(現地)의 사설탐정을 고용, 이들에게 7만6357달러(8900만원)를 지급하고 5.900만달러(689억원) 규모의 은닉재산을 찾아내는 개가를 올렸다. 1억원이 채 안되는 비용으로 689억원이라는 거액의 은닉재산을 추적해낸 셈이다(*‘예보는 왜 해외 탐정을 고용했을까’ 국민일보 2015. 9.20, 공안행정학회 학술 세미나 ‘민간조사업 정책’ 경찰청 수사국 총경 나영민).
셋째, 경찰권 발동(개입)의 ‘현실적 제약’과 ‘태생적 한계’ 메꿔줄 시스템 절실
오늘날 생활 양태는 복잡·다양하게 변하고 있으나 개인의 권리 구현 수단은 법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제한적이어서 피해 회복이나 문제 해결이 난망한 경우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어제 밤에 술에 취해 귀가하던 중 수상한 사람과 가볍게 부딪혔는데 아침에 보니 안주머니 속 지갑이 없어졌다’, ‘누군가 집앞에 세워 둔 자동차의 타이어를 한달 새 두번이나 펑크 내고 사라졌다’는 등의 사건은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지만 증거나 목격자가 없을 경우 ‘피해가 개인에 국한되어 있고 파장이 크지않은 사건’이라는 점에서 경찰로서도 만족할 만한 조치(장기적·적극적 수사)를 취하기가 애매해 사건이 유야무야 종결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경찰권 발동의 현실적 제약).
또한 과거 형법상 간통죄 입증 과정에서는 경찰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지만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2016년 1월 6일 형법에서 간통죄가 삭제됨에 따라 간통은 범죄가 아닌 배우자 간의 부정행위(不貞行爲, 민사문제)로 전환되면서 이혼 청구 등에 있어 그 입증 책임을 전적으로 개인이 지게 됐다. 이로 경찰은 배우자 간의 부정행위에는 누가 뭐래도 노터치·노코멘트다(경찰의 민사불개입 원칙-경찰권 발동의 태생적 한계). 이에 생업과 전문성 결여로 배우자의 부정행위 관련 자료(증거·단서)를 직접 찾아 나설 형편에 있지 않은 사람들은 애를 태우고 있음이 현실이다.
위에 열거한 사례들은 경찰이 국민들에게 도움을 주고싶으나 ‘경찰권 발동의 조건과 원칙’에 부합하지 않아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거나 개입이 제한되는 경우들이다. 특히 민사 문제는 경찰력이 남아돈다 할지라도 도움을 줄 수 없다.
이와 같은 ‘경찰권 발동의 현실적 제약과 태생적 한계’를 일찍이 살펴온 나라(미국·영국·일본·프랑스·호주 등)에서는 시민들이 느끼는 경찰의 서비스 미흡과 자료 수집 상 애로를 무엇으로 메꾸어주면 좋을까?를 고민한 끝에 ‘탐정의 역할’을 떠올리고 이를 일찍이 생활 편익 도모 수단으로 법제화하는 등 시스템화 했다. 우리나라는 아직 탐정업이 법제화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직업화가 가능해짐으로써 ‘경찰권 발동의 현실적 제약과 태생적 한계’ 보완에 탐정의 역할이 하나둘씩 접목되거나 응용되고 있음은 다행한 일이라 하겠다.
넷째, 탐정의 ‘저비용·고효율 서비스’로 ‘빈부 간 정보 부익부·빈익빈 현상’ 해소
일반적으로 탐정에게 자료 수집(사실관계 파악)을 의뢰하는 비용이 변호사를 통한 자료 수집 비용보다 높지 않게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 이론(異論)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또한 탐정은 법률전문가인 변호사에 비해 발로 뛰는 현장업무(탐문, 미행·잠복, 추적 관찰 등)에는 보다 효율적으로 임할 수 있다는 측면을 감안해 볼 때 탐정이 행하는 자료 수집 업무는 그야말로 ‘저비용·고효율’의 서비스가 되는 셈이다.
이러한 가성비(價性比)는 서민들이 겪는 ‘변호사 선임 여부에 따른 빈부 간 위화감’ 즉, 빈부 격차에 따른 ‘정보의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현상’을 감쇄(減殺)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탐정의 자료 수집 서비스는 사선(私選) 변호사 선임이 버거운 서민들에게 ‘자료(정보 또는 단서, 증거 등)’에 접근할 기회를 넓혀주는 ‘징검다리’나 ‘사다리’로서의 기능을 하게 될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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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한국범죄정보학회민간조사학술위원장,한북신문논설위원,前경찰청치안정책평가위원,前국가기록원민간기록조사위원,경찰학개론강의10년,치안정보업무20년(1999’경감)/저서:탐정실무총람,탐정학술편람,탐정학술요론,탐정학,정보론,경찰학개론,경호학外/치안·국민안전·탐정법·공인탐정明暗등 650여편 칼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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