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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기존의 진술을 번복하고 “쌍방울의 대북송금 계획을 이재명 대표에게 보고했다”라고 진술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이 같은 언론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의 대북 송금은 경기도와 관련이 없다는 기존 진술을 번복한 것이 된다.
그런데 민주당은 사실이 아니라며 검찰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펄쩍’ 뛰며 반발한다.
실제로 이재명 대표는 21일 국회 본청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의를 받고 "또 신작 소설이 나오는 것을 보니까 정권의 지지율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전 부지사가 자기 죄를 자백하면서까지 없는 말을 지어냈다는 이야기인데, 왜 그렇게 했다고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가족들의 입장이 있으니까 가족들의 입장을 한 번 들어봐 달라"고 답했다.
이는 이 전 부지사 부인이 지난 19일 민주당에 제출한 자필 탄원서를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탄원서에는 검찰이 이 대표를 기소하기 위해 이 전 부지사를 상대로 강압적 수사를 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먼저 이 전 부지사의 부인은 탄원서에서 "저도 저희 남편도 오랫동안 민주당원으로서 민주당을 사랑하고 이재명 대표님을 존경하는 한 사람"이라면서 "쌍방울과 관련된 일련의 사건으로 저희 당과 대표님께 심려를 끼쳐 드려서 몸 둘 바를 모르게 죄송하다"라고 했다.
남편보다 당과 이재명 대표를 더욱 걱정하는 취지의 글들이 넘쳐났다.
특히 그는 이 탄원서에서 남편인 이 전 부지사에 대한 검찰 조사가 무리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독방에 갇혀 매일 검찰의 조사를 받으며 힘들게 지내고 있다"라며 "전기고문보다 더하다"라고도 했다.
물론 사실이 아니다. 이 전 부지사는 10개월의 구속 기간 중 3개월에 달하는 변호인 접견과 1개월 20일에 해당하는 가족 면회를 해왔다. 그렇게 해서 가족 면회 50회, 변호인 접견도 180회에 달했다. 국회의원과 7회의 특별면회까지 했다. 일반 피의자들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자유로운 수감생활을 하는 편이다.
그런데도 이화영은 부인의 탄원서로는 부족했다고 느꼈는지 21일에는 자신이 직접 쓴 옥중편지에서 “쌍방울에 방북 비용 대납을 요청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진술 번복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진술을 번복했던 이화영은 왜 자신의 진술을 불과 며칠 만에 또 번복한 것일까?
혹시 이재명 대표 측의 회유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무려 17명의 변호사로부터 법적 도움을 받는 이화영 부인이 탄원서를 법원이 아니라 민주당에 제출한 것을 보면 그럴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특히 탄원서가 당과 이재명 대표의 도움을 요청하는 내용으로 채워진 것도 그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아니나 다를까.
이화영 전 지사의 ‘진술 번복’ 보도가 나오자마자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수도권 출신 의원이 이 전 부지사 측을 만나 “당이 최대한 돕겠다”하는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전 부지사의 부인이 지난 19일 민주당에 탄원서를 보냈고, 부인은 탄원서를 공개한 날 이화영을 면회했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 날 이화영은 “쌍방울의 방북 비용 대납을 이재명 대표에게 보고했다”라는 검찰 진술을 부인하는 옥중편지를 발송했고, 민주당은 지난 21일 이를 공개했다.
이재명 대표 측의 회유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정황이 전광석화처럼 전개된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정황은 이재명 대표는 물론 이화영 전 지사에게도 결코, 유리하지 않다.
법원은 이재명 대표가 증거인멸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판단할 수도 있고, 이화영 전 지사가 자주 말을 바꿈으로 인해 진술의 신뢰성에 의문을 가질 수도 있는 까닭이다.
이런 걸 자승자박(自繩自縛)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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