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부지 정치 초년생 셀카 찍으며 대권놀이”
“문재인 믿고 사냥개가 돼 우리 짓밟던 애”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4.10 총선 이후 홍준표 대구시장이,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한 데 대해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연일 비판하고 나서 지지자들마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홍 시장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이야 우리 당에 들어와 정권교체도 해주고 지방선거도 대승하게 해 주었지만, 도대체 우리에게 지옥을 맛보게 해준 한동훈이 무슨 염치로 이 당 비대위원장이 된다는 건가"라고 전했다.
이어 "선거가 참패하고 난 뒤 그걸 당의 책임이 아닌 대통령 책임으로 돌리게 되면 이 정권은 그야말로 대혼란을 초래하게 되고 범여권 전체가 수렁에 빠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동훈 전 위원장을 향해 "전략도 없고 메세지도 없고 오로지 철부지 정치 초년생 하나가 셀카나 찍으면서 나홀로 대권놀이나 한 것"이라며 "그런 전쟁 이길 수 있다고 본 사람들이 바보인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그런데 수준 낮은 일부 당원들은 여당 지도부 책임을 묻는 나에게 내부총질 운운 하면서 욕설 문자를 보낸다. 심지어 선거 관여가 금지된 단체장에게 너는 이번 총선에서 뭐했냐고 질책하기도 한다"며 "참 무식하고 맹목적인 사람들"이라고 일갈했다.
홍 시장은 "여당이 총선 패하면 당연히 그 여당 지도부 탓이지, 그걸 회피하려고 대통령 탓을 한다면 대통령만 질책의 대상이 되고 여당 지도부는 책임 회피를 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는게 앞으로 정국을 헤쳐 나가는 데 무슨 도움이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나는 문재인 정권 때 야당 대표를 하면서 우리 측 인사들이 터무니없는 이유로 줄줄이 조사받고 자살하고 구속되는 것을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지켜본 일이 있다"며 "그 문재인 정권하에서 그것을 주도한 사람을 비대위원장으로 들인 것 자체가 배알도 없는 정당이고 집단"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3류 유튜버들이야 고려의 가치가 없지만 그걸 두고 대선 경쟁자 운운하는 일부 무식한 기자들의 어처구니없는 망발도 가관"이라며 "배알도 없는 맹종은 이제 그만 하시고 최소한의 자존심은 가지자. 생각 좀 하고 살자"고 적었다.
홍 시장은 지난 12일 오후에도 자신의 SNS를 통해 '문재인 사냥개' '애'라는 등 거친 표현을 사용해 한 전 위원장을 겨냥했다.
그는 "문재인 믿고 사냥개가 돼 우리를 그렇게 모질게 짓밟던 애를 데리고 와서 배알도 없이 그 밑에서 박수치는 게 그렇게도 좋더냐?"며 총선 내내 한동훈을 외치고 눈치만 보던 국민의힘 의원들과 후보들을 질책했다.
이어 "자립, 자강할 생각은 털끝만치도 안하고 그런 노예근성으로 어떻게 이 험한 세상을 살아 갈수 있겠나. 새털같이 가벼운 세론 따라 셀럽이 된 대한민국 특권층 1% 밑에서 찬양하며 사는 게 그렇게도 좋더냐"라며 일만 터지면 자체적으로 해결할 생각 않고 외부에 손을 벌리려는 당 체질을 개탄했다.
지난 11일에는 대구시청 기자실을 찾아 "이번 선거는 시작부터 잘못된 선거였다. 정권의 운명을 가늠하는 선거인데 초짜 당 대표에 선거를 총괄하는 사람은 보궐선거로 들어왔고, 공관위원장은 정치를 모르는 사람이었다"면서 "총선 기간 여당 선거 운동 중 기억에 남는 것이 무엇이 있었나. 동원된 당원들 앞에서 셀카 찍던 것뿐"이라고 깎아내렸다.
그러면서 "총선이 끝나면 황교안 꼴 난다고 예상했다. 그런 사람에게 총선을 총괄 지휘하게 한 국민의힘도 잘못된 집단"이라며 "깜도 안 되는 것을 데리고 왔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에 일부 지지자는 "제발 적을 만들지 마시라" "충분하게 표현했으니 이제 그만 하시고 좀 지켜 보시라"며 홍 시장을 만류했다.
한편 한 전 위원장은 전날 당직자들에게 "결과에 대해 충분히 실망합시다"라며 "내가 부족했다"고 전했다.
한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당직자와 보좌진에게 보낸 작별 인사 메시지에서 "무엇을 고쳐야 할지 알아내 고치고, 그래도 힘내자"며 "우리가 국민의 사랑을 더 받을 길을 찾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랑하는 동료 당직자, 보좌진의 노고가 컸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며 "여러분의 헌신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마지막까지 나라와 당을 지킨 힘이었다고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급히 떠나느라 동료 당직자와 보좌진 한분 한분 인사 못 드린 것이 많이 아쉽다"며 "여러분과 같이 일해서 참 좋았다. 잘 지내세요"라고 마무리했다.
한 전 위원장은 또 수도권 낙선 후보들에게도 전화해 위로의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에서 낙선한 한 후보는 "한 전 위원장이 전화가 와서 '함께 힘을 내자', '수도권에서 지는 정당은 희망이 없다. 방법을 찾자'라는 취지로 위로해줬다"며 "한 전 위원장 역시 목소리가 좋지 않아 나도 격려의 말을 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 결과 122석이 걸린 수도권에서 19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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