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안팎에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재등판 요구가 분출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안철수ㆍ윤상현 의원과 김재섭 당선인 등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인사들은 '책임론'을 제기하며 한 전 위원장 출마를 반대하는 모양새다.
안철수 의원은 16일 CBS 라디오에서 "지금까지 정치 문법으로 보면 한 번 그렇게 총선을 전체를 지휘하신 분이 아주 큰 패배를 했다면 어느 정도 성찰의 시간을 가진 다음에 나오시는 게 맞다"면서 "전적으로 한동훈 전 위원장의 결단과 그리고 또 책임에 따르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특히 "저라면 기다릴 것 같다"며 "저도 예전에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좀 더 기다리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다려도)절대로 안 잊혀진다"며 "제가 2018년에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독일에서)1년 반 정도 있다 복귀했지만 지금도 정치하는 데 문제는 없지 않냐"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전 위원장이)지금 당 대표가 되면 소모된다고 보냐'는 진행자 질문에 "솔직히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선인도 이날 MBC 라디오에서 "한 전 위원장을 아끼는 면에서, 본인 스스로에게도 51%는 안 나오는 게 맞다"면서 "(현재는)49%까지 출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느끼는 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한 전 위원장이 안 나오실 거라고 생각했다"며 "총선 전체를 이끌었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비대위원장직에서 스스로 사퇴했다 전대에 나오는 것은 사퇴 의미를 무색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 전 위원장이 보수의 대권주자 1위를 달리고 있는, 보수의 중요 자산 중 하나인데 (전대에)출마해 정치적 자산이 깎여나가는 것이 좋지 않아 보인다"고 거듭 출마를 만류했다.
다만 "특정인의 출마 여부를 막는 것도 제 소관이 아니다"라며 "최근 한 전 위원장이 사실상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정치적 행보를 보이고 계셔서 출마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수도권 주자로 거론되는 윤상현 의원도 "한 전 위원장이 총선에서 패배한 것은 정치를 몰라서였다"며 "중요한 것은 권력과 정치에 대한 준비인데 준비 없이 당 대표가 될 경우 (이에 앞서)총리 시절 높은 인기를 끌다가 당 대표가 된 뒤 지지율이 급락한 황교안(전 대표)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반면 당내에서 한 전 위원장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이상민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을 “패배 의식과 무기력에 빠진 (현 여당)상황을 타개할 최적임자”라고 평가하면서 한 전 위원장의 전대 출마 당위성에 힘을 실었다.
전날 KBS 라디오에 출연한 이의원은 “당에 놓인 여러 문제를 극복하려면 (한 전 위원장의)당내ㆍ외 높은 지지도가 하나의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전 위원장이 총선 참패)책임을 압도할 만한 명분이 있다면 (당 대표 선거에)나오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해진 의원도 지난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총선 때는 구원투수로 출전했다가 패전처리투수로 끝냈는데 이제는 선발투수, 주전투수로 나서야 한다”며 “당과 나라를 살릴 수 있는 역량과 비전이 있다면 틈새시장이 아니라 책임 있는 자리에 도전해야 한다”고 한 전 위원장 전대 출마를 독려했다.
이승환 서울 중랑을 조직위원장도 “총선 패장이 전당대회 나가는 것이 맞냐는데, 이재명 대표가 선거(대선) 패배하고 보궐선거 나가고 당 대표된 사례 보셨지 않나”면서 한 전 위원장 지원 사격에 가세했다.
이런 가운데 한 전 위원장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회동에 나서는 등 정치권 접촉면을 늘려가는 모습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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