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정청래, 검찰개혁추진단 놓고 충돌...‘명청대전’ 전초전?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25-09-09 11:4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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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李 대통령, 정성호 비난한 민형배-임은정에 ”사람 공격 안돼“
    대통령실-여당 “갈등 없다” 손사래... 정치권 “재연될 수 있어”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정청래 대표 취임 이후 대통령실과 여당이 미묘한 힘겨루기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8일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검찰개혁안에 대한 이견으로 우상호 정무수석과 정 대표가 갈등을 빚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른바 ‘명청대전’(이재명vs정청래) 전초전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여권 관계자는 “검찰개혁 과정에서 당내 강경파들이 중수청을 법무부가 아닌 행안부 산하로 밀어붙여 승기를 잡은 셈”이라며 “다만 이제는 권한 조정이 중요해진 상황인데 검찰개혁추진단에서 당을 배제한 것은 정부 주도 하에 후속 과정을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월29일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검찰개혁 관련해 토론을 해야지 사람을 공격하면 안 된다”며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비난한 민형배 당 검찰정상화특위 위원장과 임은정 검사장을 겨냥한 것도 이같은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민 위원장(“너무 나가신 것 같다”)과 임 검사장(“검찰에 장악돼 있다”)이 거친 표현으로 정 장관을 압박하자 직접 제동을 걸었다는 것이다.


    다만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9일 “당정 갈등은 없다”며 긴급 진화에 나섰다.


    대통령실이 이날 오전 "(검찰개혁에 대해)큰 틀에서 공감대가 있고 세부적인 내용은 조율 중"이라고 밝힌 데 이어 민주당도 "100명이면 100명 모두 생각이 다 다를 수 있다"고 동조했다.


    한민수 당 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에서 "국가적으로 중요한 이슈가 있고 국민 생활에 직결되는 정책이 있다면 내부적으로 치열하게 논의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이렇게 추진하는 게 맞다. 이렇게 접근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밖으로 새어 나오고, 본인 의도와는 달리 말을 붙이는 것 아니겠냐”며 "치열한 논의가 없는 조직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은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장성철 공감센터 소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서 "당과 대통령실이 단지 추진단 구성 문제로 논쟁을 벌인 것을 보도했지만 이면에 여러 가지가 쌓여 있었기 때문에 약간 폭발한 것"이라며 "더 크게 폭발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특히 ”대통령이 단독 회동을 통해서 당은 정청래 대표를 중심으로 다 뭉치고 같이 해 나가자, 힘을 실어주는 메시지와 행위가 나와야 하는데 지금까지 없었다“라며 ”왜 안 해 주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정청래 대표를 좀 무시한다, 견제한다, 통제하고 싶다. 이렇게 보여진다“라며 ”대통령실 분위기를 설명해 준 오늘 기사에서 그런 흔적들을 읽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방송에 출연한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대통령실이 당에 대해 불만이 있다는 것을 저도 전해 들었다"며 "은근하게 시그널을 여러 번 보냈는데 (당이)못 알아들은 건지, 못 알아듣는 척하는 건지, 그냥 내 갈 길을 가겠다는 식으로 오다 보니 우 수석이 화내는 상황이 온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이날 언론 보도에 따르면 우 수석과 정 대표는 지난 7일 고위당정협의회 비공개회의에서 여당의 검찰개혁추진단 참여 여부를 두고 충돌했다.


    우 수석이 "정부 기구에 여당이 들어오는 것은 관례상 모양이 맞지 않다"고 지적한 데 대해 정 대표가 "참여해야겠다"며 맞선 것이다.


    둘 사이의 갈등 국면은 급기야 우 수석이 "내가 지금 대통령 이름 팔아서 내 주장을 하러 여기 앉아 있는 게 아니다“라며 "당이 (검찰개혁추진단에)참여하지 말라는 게 누구 뜻인지 알겠냐”라고 이재명 대통령 의중임을 명시하는 상황까지 초래했다.


    다만 김민석 국무총리가 “일단 총리실 산하 TF엔 대통령실과 정부만 참여하는 것으로 하고, 당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는 것으로 하자"고 중재에 나서면서 갈등이 수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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