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의 ‘핵무장론’을 지지한다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24-06-26 11:4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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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고하승



    7·23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직에 도전하는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연일 ‘독자 핵무장론’에 힘을 싣고 있다.


    나 의원은 2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견고한 한미동맹으로 억제력이 작동하고 있지만, 미래 안보환경 변화까지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국제사회의 역사는 외부의 위협을 억제할 ‘힘이 있는 국가’만이 생존해왔음을 보여준다”라고 적었다.


    그는 “북핵은 고도화되고 있으며, 북·러 협력 등 국제정세도 우리 대한민국의 안보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라며 “지금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핵무장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나 의원은 자신의 견해가 첫째, ‘국제정세를 반영한 핵무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는 “한미 간 협력을 통한 핵무장”이라며 “동맹국인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미국의 한반도 정책 변화를 견인해 내겠다”라고 했다.


    둘째, ‘평화를 위한 핵무장’이라고 했다.


    나 의원은 “생존을 위한 자위권 차원의 핵무장이나 영구히 핵무기를 보유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북한과의 핵군축 대화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해 내고, 평화를 회복하는 핵무장”이라고 설명했다.


    셋째, ‘실천적 핵무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한미관계나 국제규범으로 인해 핵무기 개발이 제한된다 해도, 핵무기를 단기간 내에 개발할 수 있는 준비는 지금 당장 하겠다”라며 “말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담보하겠다”라고 했다.


    나 의원은 6·25 전쟁 74주년이었던 전날에도 SNS를 통해 핵무장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나약한 사고방식을 깨야 한다. 우리 스스로 우리 국민을 지켜줄 힘을 갖추는 것에 주저할 필요도 없다”라고 밝힌 바 있다.


    단순히 당 대표 경선에 나서기 위해 급조된 이슈를 제기한 것이 아니라 깊은 고민이 담겨 있는 ‘핵무장론’이라는 게 느껴진다.


    이에 대해 여권 내 잠재적 대권 주자인 오세훈 시장도 "핵을 가진 국가의 이웃 국가는 심리적으로 매우 위축돼 상대방이 하자는 대로 끌려간다. 종국적으론 핵을 개발할 수밖에 없다고 많이 이야기했다"라며 "오늘 아침 5번째 (북한이 보낸) 오물풍선 (소식을) 보면서 또다시 그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힘을 실어 주었다.


    또 다른 여권 잠룡인 홍준표 대구시장 역시 "'뉴욕이 불바다 될 것을 각오하고 파리를 지켜줄 수 있는가?'라고 드골이 미국을 향해 질타했다"라며 "드골은 바로 나토를 탈퇴하고 핵무장에 들어가서 핵 개발 후 다시 나토로 복귀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똑같은 논리가 적용된다"라며 "이젠 드골과 같은 결단력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하는 것으로 나 의원의 견해에 공감을 표했다.


    나 의원의 이 같은 주장은 ‘안보’를 우려하는 국민과 당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게 될 것이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이 난리다.


    민주당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집권 여당 당권 주자들이 위험천만한 핵무장론까지 꺼내 들었다"라며 "안보 위기를 부추겨 정치적 곤경에서 벗어나려는 속셈인가"라고 공세를 취했다.


    심지어 "실현 불가능한 '뻥카'(뻥+카드, 협상용 속임수의 속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줄곧 북한의 눈치를 살피던 야당의 반대는 그럴 수 있다지만,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반대는 이해할 수 없다.


    실제로 그는 "당장 직접 핵무장을 하면 국제사회 제재 리스크가 크다"라며 즉각적인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나경원 의원이 분명히 ‘한미 간 협력을 통한 핵무장’이라는 점을 강조했는데도, 그는 이처럼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으니 한심하다. 이건 이 문제에 대해 깊은 고민이 없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당내 가장 강력한 당권 주자를 견제하기 위한 반대를 위한 반대라면 실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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