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정청래 vs ‘미래’ 장동혁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25-08-28 11:5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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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고하승



    이재명 정권에 빨간불이 켜졌다.


    28일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이 40%대로 ‘뚝’ 떨어져 최저치를 경신했다. 집권당 지지율은 40%대마저 무너지고 말았다.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25~26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48.3%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부정 평가는 48.8%로 긍정평가보다 0.5%p 더 높았다.


    비록 오차범위 내의 미미한 차이기는 하지만, 부정 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지르는 '데드 크로스'가 발생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40% 선마저 무너졌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0%대 중반으로 올라서며 양당 간 지지율 격차는 2%p로 크게 좁혀졌다. 민주당은 39.1%, 국민의힘 37.3%이다. 민주당 지지율은 2주 전과 비교해 4.6%p 내렸고 국민의힘은 3.5%p 상승했다.


    이처럼 이 대통령 지지율과 민주당 지지율이 급격하게 하락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이 대통령의 인사실패와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조국-윤미향 등의 사면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으나, ‘과거’에 집착하는 정청래 민주당 대표도 지지율 하락에 한몫했다.


    실제로 ‘정청래 대표 체제 한 달 평가’를 조사한 결과 부정 평가 응답자가 무려 53.0%로 전체 응답자의 절반을 넘었다. 긍정평가는 40.1%에 불과했다.


    정청래 대표는 전당대회 때부터 국민의힘을 ‘내란정당’으로 규정하고, 적대감을 거침없이 드러내더니 급기야 당선 직후에는 "악수도 사람과 하는 것"이라고까지 수위를 높였다.


    당내 강성 지지층만을 의식한 이 같은 행보가 국민의 눈에 곱게 보일 리 만무하다. 그로 인해 민주당 지지율은 물론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까지 갉아먹게 된 것이다.


    정 대표는 애초 레토릭(정치적 수사) 차원이었는데 사람들이 '진짜'로 받아들여 어쩔 수 없게 됐다고 털어놨지만 별다른 명분 없이 그대로 주워 담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게 강성 지지층만을 의식해 ‘전대 후보’라는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정청래 대표의 한계다.


    결국,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나서지 않으면 안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대통령이 전날 우상호 정무수석을 통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게 여야 영수회담을 제안한 것은 그런 연유다.


    반면 장동혁 대표는 비록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받아 전당대회에서 승리했으나 당 대표가 된 이후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당내에선 당 대표 장동혁과 후보 장동혁은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당대회 내내 강경 발언을 쏟아냈던 장 대표가 전날 첫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과거의 옷을 벗고 미래로 나가야 할 시간”이라고 했다.


    이어진 비공개회의에서는 “(저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그런 우려가 사라지도록 잘 풀어나가겠다”라고 했다.


    이 같은 당 대표의 발언을 두고 ‘국민 눈높이’에 맞게 전략을 조정한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전당대회 경선과정에서 득표를 위한 전략과 당 대표 선출 이후 큰 정치를 위한 전략은 달라야 하는 데 장 대표가 그런 ‘미래’ 지도자다운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정치라는 게 원래 그런 거다.


    선거 전에는 득표 전략으로 강성 지지층의 환심을 사는 노력을 해야 하지만, 선거 이후에도 ‘과거’에 집착해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큰 정치 지도자로 성장할 수 없다.


    국민의 높이에 맞는 큰 정치를 하려면 후보 시절의 과거 모습에서 벗어나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정청래 대표는 그걸 못하고, 장동혁 대표는 그걸 잘 하고 있다.


    그 차이가 이재명 정권에는 어둠을, 국민의힘에는 빛이 되고 있다.(본문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ARS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4.2%,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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