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전당대회 룰을 확정하는 등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당 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대세론' 중심에 서 있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출마 여부에 정치권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출마 선언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6일 “당 안팎에선 이미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기류가 형성되어 있다”며 “단일지도체제 유지와 여론조사 20% 반영 등을 골자로 한 전당대회 규칙을 확정하면서, 한 전 위원장 출마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출마 결심을 굳힌 한 전 위원장은 가까운 원내ㆍ외 인사들에게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히고 지원을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회견문 작성과 여의도 사무실 섭외 등 실무 작업이 착수된 가운데 당 대표 출마 회견은 오는 23∼24일 후보 등록 마감 직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22대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사퇴한 지 두달이 넘은 한 전 위원장은 여전한 존재감으로 화제가 됐다.
한 전 위원장이 잠행을 이어갈 당시에는 '목격담'마저 화제가 될 정도였다. 국민의힘이 전대룰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한 전 위원장의 출마 여부를 염두에 두고 움직인 것도 이 같은 기류와 무관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나경원ㆍ안철수ㆍ윤상현 의원 등 원내 주자들의 견제가 이어지면서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한 '원외 대표 한계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권 도전이 확실시되는 윤상현 의원은 "이 시점에 왜 원외 당 대표가 필요하냐"며 "국회 안에서 원내 전략을 짜려면 원내 대표가 더 낫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결국 앞으로 1년 동안은 전부 국회내에서 싸움이 벌어진다. 주전장이 국회 안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에 앞서 나경원 의원도 "싸움의 전장, 정치의 전장이 국회이다 보니 원외 당 대표는 그런 부분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원외 대표 한계론'을 주장했다.
그러나 한 전 위원장 측근 인사인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은 "우리 당이 어려웠을 때 한동훈 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모셨을 때도 원외 인사였다"며 "그때는 원외가 괜찮고 지금은 원외가 안 되고, 이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한 전 위원장에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총선 직후에는 용산과 당을 중심으로 '그래도 한동훈'이라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만은 않다"며 달라진 기류를 전했다.
이런 가운데 당 안팎에서 나경원 의원을 한 전 위원장의 대항마로 미는 공개발언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김성태 전 원내대표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총선 참패 이후 3개월 만에 면죄부가 이뤄져 7월 출마하는 형태인데 거의 기정사실화 됐다"면서 "현재 나경원 의원이 한동훈 전 위원장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정도"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최근 CBS 라디오에서 "다시 용산에서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는 식으로 전당대회에 관여하고 개입하는 판단은 절대 있을 수 없다. 지금 그렇게 할 수 있는 당정 분위기가 아니다. 그건 위험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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