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최고위원이 1일 “국회에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탄핵 소추가 통과되지 않았다면 탄핵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도 있을 수 없다”면서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석방을 촉구한 데 대해 당 지도부가 ”합의된 의견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에서 “204명의 국회의원이 탄핵 소추에 찬성했던 중대한 이유는 내란죄”라며 “내란죄가 빠졌어도 탄핵 소추됐을 거라고 가정한 헌법재판소의 주장과 판결 역시 가정적 주장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표결 당시)국회가 윤 전 대통령 탄핵 소추 사유에서 내란죄 부분을 철회한 부분에 대해 재의결을 거치지 않았던 만큼 ’탄핵 소추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며 ‘헌재가 만장일치로 내린 윤 전 대통령의 파면 결정에 동의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특히 김 최고위원은 “이재명 정권에 묻는다”라며 “지금 미국 워싱턴에 무장한 주방위군이 투입되어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도 내란 중이냐”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모두가 탄핵의 강을 건너야 한다고 한다. (나도)탄핵의 강을 건너고 싶지만 국민의힘은 탄핵의 강을 건널 힘이 없다”며 “탄핵의 강은 행정ㆍ입법ㆍ사법까지 장악한 민주당만이 건널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권 국익을 위해 국민을 위해 정치 보복성 수사를 종결하고 탄핵의 강을 건너길 바란다”라며 “민주당이 진정 국민을 위한다면 정치 보복성 모든 수사를 멈추고 윤석열 (전)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날 최고위 회의 이후 기자들을 만난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현 체제에서 국민적 보편성, 합리성이란 기준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김민수 최고위원 발언은 현재 당 지도부 전체 의견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국민 상식 기준에 맞춰 판단하고 움직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장동혁 대표는 “보수의 가치에 충실한 국민의힘을 만들겠다”면서도 “중도에 있는 분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보수 정당을 만들겠다”고 중도 행보를 공식화했다.
장 대표는 이날 최고위회의에서 “당직은 먹기 편한 초밥을 만드는 것보다 큰 주먹밥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인선을 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장 대표가 전날 신임 정책위의장에 4선의 김도읍 의원을, 신임 사무총장에 재선의 정희용 의원을 각각 내정한 데 대해서도 중도 노선을 선언했다는 평가다.
앞서 장 대표는 윤 전 대통령 면회에 대한 질문에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결정을 하겠다”고 즉답을 피한 바 있다. 특히 당 회의에서 찬탄파를 성토한 김민수 최고위원을 향해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에 대해 당 내부에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장동혁 대표는 굉장히 합리적인 분”이라며 “합리적인 혁신의 틀 안에서 과감하고 단호하게 당을 이끌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반면 수도권 한 의원은 “지방선거 공천이 본격화되면 장 대표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며 “공천 기준을 공정하고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으면 찬탄과 반탄 모두가 등을 돌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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