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甲 당협 쇼핑? 떴다방들은 떠나라!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25-10-19 12: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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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고하승



    국민의힘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사고 당협 36곳을 대상으로 당협위원장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현재 전체 254개 당협 가운데 34곳이 위원장 공석 상태로, 이 중 19곳이 수도권에 몰려 있다. 여기에 최종적으로 인천 계양을과 경기 부천을 등 2곳이 추가됐다.


    그런데 전직 국회의원들이 이리 기웃 저리 기웃거리며 마치 떴다방처럼 보따리를 싸고 당협 쇼핑에 나선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으니 한심하기 그지없다.


    떴다방이란 아파트분양권 전매를 위해 모델하우스 주위에 진을 치고 있는 중개업자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들은 주로 인기 지역 아파트 분양사무소 앞에 간이 사무실을 차려놓고 계약자들을 대상으로 분양권 전매를 알선한다.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아파트를 확보한 뒤 이를 되팔아 시세차익을 남겨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정치권에도 그런 자들이 있다.


    그 대표적인 지역이 바로 서울 양천갑이다.


    위원장 공모에 응한 사람 중에서는 박성중 전 의원이 눈에 띈다.


    그는 국민의힘 강세 지역인 서울 서초을에서 두 번이나 공천을 받아 금배지를 다는 특혜를 입었다. 그리고 지난 총선에는 경기 부천을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그는 총선 당시 "부천을 이사 가는 지역에서 이사 오는 지역으로 만들겠다"라며 부천시를 변혁시킬 것이라는 각오를 피력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곳에서 낙선하자 당협을 팽개쳤고 결국은 그곳을 사고 당협으로 만들고 말았다. 그리고는 떴다방처럼 보따리를 싸고 양천갑에 당협위원장 신청을 했다.


    서울 강남갑에서 국회의원을 지내고 지난 총선 당시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선 어떠한 험지라도 출마를 불사하겠다”라며 서울 구로을 출마했다가 낙선한 태영호 전 의원도 마찬가지다.


    구로을을 사고지구로 만들어 놓고 양천갑에 당협 위원장을 신청한 것은 상식적이지도 않고 정치 도의에도 어긋나는 행위다.


    만일 그런 자들이 당협위원장에 선정된다면 양천갑 지역 주민들이 과연 그런 보따리장수를 받아들이겠는가.


    수원에서 두 번이나 금배지를 달았던 정미경 전 의원은 더욱 가관이다.


    누가 뭐래도 그의 지역구는 수원이다. 어렵더라도 그곳을 사수하고 그곳에 뿌리는 내리는 게 맞다. 그러나 2021년 최고위원에 당선되자 당시 공천권을 거머쥔 이준석의 봉하마을 방문에 동행하는 등 노골적인 친이준석 행보를 보이면서 손쉬운 서초구에 눈독을 들였다.


    하지만 2022년 3월 재보궐선거에서 서초구 갑 공천을 둔 경선에 참여했다가, 과반을 득표한 조은희 후보에게 큰 격차로 패했다. 이후 그는 '준석 맘'으로 불리며 이준석의 지원을 받아 경기 성남 분당을 당협 조직위원장에 내정됐지만 ‘당협 쇼핑’논란으로 결국 그마저 좌절되고 말았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서울 앙천갑으로 보따리를 사서 찾아온 것이다.


    이 같은 보따리장수들이 다른 지역에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국민의힘은 유불리를 살피며,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그런 보따리장수들을 공천해서도 안 되거니와 당협 위원장 자리에 앉혀서도 안 된다.


    그런 사람들로는 지역 주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가 중요하다.


    그 가운데서도 ‘지방선거의 꽃’이라 불리는 서울시장 선거는 국민의힘이 반드시 사수해야만 하는 선거다. 그 선거의 승패가 다음 총선은 물론 차기 대선과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러자면 각 당협을 지키는 위원장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자신의 지역구를 사고 당협으로 만들어 놓고 다른 지역을 기웃거리는 사람은 물론 ‘당협 쇼핑’이나 나서는 웰빙족으로는 승리할 수가 없다.


    따라서 조강특위 위원들은 떴다방처럼 여기저기 당협 쇼핑에 나선 보따리장수들을 단호하게 배척해야 할 것이다. 경고한다. 정치를 계속할 마음이 있다면 양천갑에 떴다방처럼 당협 쇼핑에 나선 보따리장수들은 그곳을 떠나라. 다른 지역 보따리장수들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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