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국민의힘 내에서 처음으로 윤석열 대통령 탈당을 요구했던 함운경 서울 마포을 후보가 2일 "대통령이 한발 물러났으니, 사회적 타협기구를 통해 얘기하겠다고 하시니 그것을 믿고 나가보자는 게 오늘 아침 제 생각"이라며 이를 철회했다.
함 후보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대통령이 저렇게 태도를 바꿨는데 무리하게 자꾸 (탈당을) 요구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전날 KBS 인터뷰에서 대통령실)성태윤 정책실장이 "성태윤 정책실장님이 대타협 기구에서 정원 문제까지 포함해 모든 걸 의논할 수 있다고 바뀌었고 그게 실제 담화 내용이라고 말씀하셨다"며 "제가 좀 성급하게 내질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선거 국면에 한해서 보면. 이게 지금 말이 되는 상황이냐. 입시 비리를 저지른 사람(조국)이 2년 징역 살고 나서 대통령 후보로 나오겠다는 거 아니냐"라며 "그런데도 불구하고 거기에 표를 찍겠다고 하는 국민들이 나서는 건 (잘못한)윤석열 대통령을 혼내주겠다는 마음"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것을 어떻게든지 누그러뜨려야 이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는 것"이라며 "그러려면 국민의힘이 대통령을 견인해서 끌고 나가면 이 대한민국 살릴 수 있다는 취지에서 나는 대통령이 한 발 물러서는 것도 방법이다, 이렇게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이 정도면 정원 문제 뿐만이 아니고 대한민국 의료 현실이 다 드러난 것"이라며 "어떻게든지 전공의를 복귀를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K의료 시스템이 구현된 건 사실 엄청나게 많은 의사들이 희생한 덕분이라는 걸 인정하고 (그동안)꺼내지 못했던 의료재정 문제를 해야 한다"며 "한국 의료 시스템 개선을 의논하는 장이 열려 전공의들도 합당한 대우를 받으면서 생명을 구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밝혔다.
앞서 함 후보는 전날 윤 대통령이 의대 증원의 필요성 등을 강조한 대국민담화 직후 "더 이상 윤 대통령께 기대할 바가 없다"면서 "그렇게 행정과 관치의 논리에 집착할 것 같으면 거추장스러운 국민의힘 당원직을 이탈해 주시기를 요청한다"고 밝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에 대해 홍준표 대구시장은 "근본 없이 흘러 다니다가 이 당에 들어와서 주인 행세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 우리가 만든 대통령을 탈당하라고 요구하느냐"고 함 후보를 비판했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능력이 안 돼 선거에 밀리면 동네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읍소라도 하라. 대통령 탓하며 선거하는 여당 후보치고 당선되는 거 못 봤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지더라도 명분을 갖고 지자. 이미 윤석열 내세워 두 번 이기지 않았나"며 "역풍에 고개 숙여본들 사는 게 아니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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