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심판론 vs 국회심판론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24-04-02 12:2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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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고하승



    4ㆍ10 총선을 앞두고 서울 도봉구을 지역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후보와 국민의힘 김선동 후보의 통산 세 번째 대결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앞선 두 번의 대결에서 한번은 김선동 후보가 또 한번은 오기형 후보가 승리해 두 사람의 전적은 1대1로 사실상 이번이 결승전인 셈이다.


    그러면 이번에는 누가 승리할까?


    아직은 알 수 없다. 현재 판세는 오리무중이다.


    사실 이 지역은 민주당 초강세 지역이다. 그런데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김선동 전 의원이, 4년 전인 21대 총선에서는 오기형 의원이 각각 승리를 거뒀다. 김선동 전 의원이 개인기로 당 지지율을 극복해 낸 셈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선 민주당 텃밭인 이곳에서 국민의힘 소속 오언석 구청장 후보의 승리를 만들어내는 저력을 발휘한 바 있다.


    그러다 보니 그가 이번에는 어떤 전략으로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오기형 vs 김선동’ 라이벌 매치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서울 동북부 지역 선거에 미칠 파급효과 때문이다. 사실상 야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초강세 지역인 이 지역에서 이변이 벌어지면 단순히 서울 도봉을뿐만 아니라 49석에 해당하는 서울지역 선거 전체 판세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 불 보듯 뻔한 까닭이다.


    이런 가운데 오기형 후보는 다른 야당 후보들처럼 ‘정권심판론’을 들고 나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공개 석상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연상시키는 발언을 공공연하게 내뱉었다. 실제로 이 대표는 “차라리 (대통령이) 없었으면 낫지 않았겠나!”, “야단쳐서 안 되면 회초리 들고, 그것도 안 되면 해고해야”, “서슬 퍼런 박근혜 정권도 힘을 모아 권좌에서 내쫓지 않았나!”라는 등등 사실상 탄핵을 시사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과거 같으면 대선 불복에 따른 역풍이 불만도 한데, 야당 우세 흐름 탓에 이 대표와 민주당은 ‘정권 심판 만능론’을 그냥 밀어붙이고 있다.


    그런데도 그런 무대뽀 전략이 유권자들에게 통하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선동 후보는 ‘국회심판론’을 들고 나왔다.


    그의 명함에도 ‘국회심판’이라는 글자가 큼직하게 박혀 있다.


    신선하다.


    한마디로 이번 총선은 거대 민주당이 장악한 국회를 심판하는 선거라는 거다. 범죄자들이 뻔뻔스럽게 폭주하며 국회에서 민생을 외면하고 이재명 대표 방탄 노릇만 해 온 민주당의 국회 독재를 심판하는 선거라는 거다.


    실제로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는 현 제21대 국회는 사실상 민주당 일당 국회였다. 지난 총선에서 180석을 차지한 민주당(위성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 포함)은 국회의 모든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차지하고, 국민 삶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부동산 3법, 그리고 공수처법 등 여러 쟁점 법안들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등 전횡을 일삼았다. 그로 인해 서민들의 삶은 더욱 고달프게 되었다.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인 이른바 '검수완박'을 밀어붙인 것도 21대 국회다.


    툭하면 공무원들을 탄핵 또는 해임하겠다는 겁박을 서슴지 않았으며, 실제로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가결하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의결하기도 했다. 이 탄핵소추안은 헌재에서 재판관 전원일치로 기각됐지만, 민주당은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 이런 국회를 심판하는 게 22대 총선이라는 거다.


    ‘정권 심판론’과 ‘국회심판론’.


    국민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아직은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벌써 ‘153석+α’라면서 샴페인을 터뜨리는 분위기고, 이-조(이재명-조국) 동맹의 일원인 조국 대표는 ‘야권 200석’을 입에 올리고 있다.


    과연 국민이 그런 야권에 힘을 실어줄지 의문이다. 윤석열 정부가 잘했다는 건 아니다. 분명 소통 방식에 문제가 있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사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국회의 잘못에 비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이다. 국회의원 교체 지수가 가장 높은 이번 총선은 누가 뭐래도 ‘국회심판’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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