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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후보와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일찌감치 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을 전략공천한 민주당은 물론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김진선 서울 강서병 당협위원장, 김용성 전 서울시의원 등 3명을 경선에 붙인 국민의힘 등 양당이 모두 이번 선거에 사활을 걸고 있으나 어느 정당도 승리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수도권 민심을 읽는 지표가 될 것이란 점에서 양당 지도부의 운명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따라서 양당은 후보 선정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어느 후보를 내느냐에 따라 승패가 좌우될 것이기 때문이다.
먼저 민주당은 13명의 후보가 구청장이 되겠다고 뛰었는데 전부 컷오프시키고 진교훈 후보를 전략공천 했다. 이에 따라 지역에선 반발이 심했다.
사실 진 전 차장은 공관위가 추가 공모 절차로 신청받은 인물이다. 추가 공모 당시 공관위는 자격 기준을 기존 '6개월 이상 권리당원'에서 '현재 권리당원'으로 완화하는 등 전략공천 의혹이 일기도 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진교훈 전 차장 공천을 강행했다.
대체 왜 그런 무리수를 둔 것일까?
아마도 국민의힘에서 검찰 수사관 출신인 김태우 전 구청장 공천 대비해 '검경 대결' 구도를 내다본 포석일 것이다. 단순히 구청장 한 명을 뽑는 선거가 아닌, 정권심판론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담긴 전략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민주당이 진교훈 후보를 낸 것은 일단 성공적이라 할만하다.
문제는 지역의 반발을 어떻게 무마하느냐다.
전략공천을 앞두고 민주당 강서구 낙하산공천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중앙당이 진교훈 전 차장을 전략공천을 강행할 경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보이콧을 넘어 내년 4ㆍ11총선 낙선 운동을 전개할 것임을 선언한 바 있다.
정춘생 전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 등 경쟁 후보들도 ‘경선의 기회도 주지 않았다’라며 강력하게 반발했었다.
물론 지금은 이런 갈등이 외형적으로는 봉합됐다고는 하지만, 지역 권리당원들의 생각도 그럴지는 미지수다.
더 큰 난관은 진보 진영의 분열이다.
민주당이 내부적으로 결집하더라도 여러 진보정당이 모두 후보를 내거나 진보정당이 민주당을 제외하고 후보 단일화를 한다면 진교훈 후보에게 큰 위협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실제로 진보정당에서 정의당은 권수정 전 서울시의원, 녹색당은 김유리 서울시당 대표, 진보당은 권혜인 한의사, 민생당은 김영숙 혁신과미래연구원 수석부원장을 각각 후보로 내보낸 상태다.
이들 군소정당은 비록 당선되지는 않더라도 양당의 대안으로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내년 총선 준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당력을 집중할 태세다.
여기에 금태섭 전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 ‘새로운 선택’도 다음 주 초 후보를 발표할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초접전이 예상되는 선거에서 진보 성향 유권자들의 표의 분산으로 진교훈 후보는 어려운 싸움을 해야만 한다. 이들을 모두 묶어서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하는 데 그게 그리 녹록한 상황은 아니다.
진보정당들이 후보 단일화를 논의하면서 민주당을 대상에서 배제한 탓이다.
실제로 녹색당과 노동당, 정의당, 진보당은 지난달 29일 민주당을 제외한 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단일화를 위한 논의를 했다. 따라서 진보정당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더라도 민주당은 빠질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이 이를 저지하고 진교훈 후보 쪽으로 단일화를 이루지 못하면, 전략적으로 성공한 공천이라고 해도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이다.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김진선 서울 강서병 당협위원장, 김용성 전 서울시의원 등 3파전으로 진행되는 국민의힘 경선에서 누가 승리하느냐 하는 점도 진교훈 후보에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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