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차기 국회의장 선출을 앞두고 경쟁에 나선 거대 야당 소속 의원들이 점입가경 행태로 빈축을 사고 있다.
노골적으로 국회의장의 중립 의무를 무시하는 입장을 표명하는 가 하면 급기야 이재명 대표를 앞세운 '명심 팔이' 경쟁을 벌이면서 '이대로라면 입법부 수장이 야당 대표 수발드는 비서실장까지 겸직하게 되는 거냐'는 비아냥이 나돌 정도다.
5선의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23일 "'국회 위상과 권위를 확립할 역할은 당신이 잘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하는 의원들이 많다"며 의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한 정 의원은 '출마 의향이 있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결심을 굳혀가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의원은 경선 경쟁자인 조정식 의원이 전날 "明心(이재명 대표 의중)은 당연히 저 아니겠냐"고 자신감을 보인데 대해 "그건 덕담"이라며 "이재명 대표 성격상 어느 분이 원내대표든 당대표든 국회의장이든 나간다고 했을 때 열심히 해보라고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이어 "총선 이후 대표와 1~2번 정도 만났다"고 밝히면서 "저랑 오래 정치를 같이 해왔고 그 이전부터 가까운 사이였기 때문에 (출마한다고) 말씀 드렸고 역시 마찬가지로 그냥 웃으시고 말더라"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고심이 이심전심 가까운 주변 의원들에게 전달되지 않겠냐"고 여지를 남겼다.
또한 그는 "지금 국회의 위상과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 입법권을 무시하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일상화돼 있고 체포동의안 발의됐을 때 법무부장관이 나와서 한 행태를 보시라"라며 "국회에 대한 압수수색도 그냥 용인 되었고 이런 면에서 국회의 위상도 확립해야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또 그렇기 때문에 행정부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입장을 밝힐 필요가 분명히 있다"면서 "민주당이 다수당이기 때문에 민주당의 원내대표, 당대표와 충분한 소통, 신뢰감 있는 소통이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내 최다선인 6선 고지에 오른 조정식 의원도 국회의장 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明心은) 당연히 내가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전날 CBS방송에서 "국회의 최다선으로서 국민의 뜻을 실천하는 개혁국회를 만들기 위해서 국회의장에 나서게 됐다"며 "일방독주의 용산 권력을 단호히 견제하고 이제는 바로잡는 그런 입법부가 돼야 한다. 22대 국회 성격을 총선 민심을 구현하는 개혁국회로 말씀드리고 싶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이재명 대표와 당과 호흡을 잘 맞추는 사람이 국회의장이 될 때, 싸울 때 제대로 싸우고, 또 성과를 만들 때 제대로 만들어서 국회를 이끌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회의장은 중립이냐'는 진행자 질문에는 "지난 국회에서 보면 민주당이 배출한 의장인데 제대로 민주당의 뜻을 반영을 했느냐라는 당원들과 많은 지지자의 불만도 있었다"며 "그런 부분을 무겁게 생각을 해야 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재명 대표도 지난 19일 당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국회의장과 원내대표도 당원이 선출하게 해 달라'는 당원 요구에 "이론적으로 그럴 듯 하지만 위험하다"면서도 "다만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 민주당에서 배출한 의장이 왜 민주당 편을 안 드는가’라는 논란이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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