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등 與 광역단체장, 왜 한동훈 면담만 거절했나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24-07-07 13: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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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권 대권 분리로 지선 공천권 無...잠재적 경쟁자 견제?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당권 도전에 나선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대위원장를 겨냥한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들의 비판이 갈수록 거세지는 데 대해 사실상 대권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다.


    7.23 전대를 앞두고 당권 주자들의 지역 순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홍준표 대구시장을 시작으로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태흠 충남도지사까지 한 전 장관 면담 요청만 거부한 상태다.


    연일 한 전 장관을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 홍 시장은 7일 "문재인의 사냥개가 돼 보수우파 인사들을 전멸하다시피 했기 때문"이라며 자신이 한 전 장관을 모질게 대하는 이유 등에 대해 설명했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동훈에게 화양연화(인생 황금기)였던 문재인 정부 초기, 우리는 지옥과 같았던 시절을 보냈다. 보수우파 인사들이 자고 일어나면 검찰에 소환돼 검찰청에 줄을 이었고 나는 야당 대표를 하면서 (1년 6개월이나 뒷조사를 받는 등) 피눈물을 흘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주변 사람 1000여명이 정치적인 이유로 불려 가고 수백명은 직권남용 등 정치사건으로 구속되고 우리가 배출한 두 대통령도 정치적인 이유로 구속돼 징역 35년이라는 중형을 구형하고 유죄로 만들었고 수사받다가 세상을 등진 이도 5명이나 된다"면서 "사법부도 계엄하의 군사정권보다 더 벌벌 떨던 시절이어서 구속영장 기각이나 무죄를 선고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범죄 수사라면 이해하지만 국정농단이라는 정치 프레임을 씌워 자행한 문재인 정권 사냥개들의 광란의 정치 수사, 목표를 정해 놓고 증거를 꿰맞춘 짜깁기 정치수사였다"라며 "그것을 잊는다면 우리 당과 당원들에게 미래가 있겠는가, 정신 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흠 지사도 한 전 위원장 비판에 가세했다.


    김 지사는 지난 1일 충남도청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지난 총선을 총괄 지휘한 사람이 출마하는 것은 도의적으로 적절하지 않다. 총선 참패를 자숙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한 후보를 겨냥했다.


    그는 이에 앞서 5월30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서도 "이준석 의원과 같은 관종"이라고 한 전 우원장을 규정하면서 "콘텐츠도 없고 비전도 없고 (이조심판만 내세워)혼자 널뛰듯이 돌아다녔다"고 직격했다.


    한 전 장관에 대한 이들의 공격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는 배경을 두고 2년 뒤 예정된 차기 지방선거 공천권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유력한 차기 대권 후보로 꼽히고 있는 한 전 위원장은 당 대표가 되더라도 2027년 3월 대선에 출마하려면 현행 당헌에 따라 2025년 9월 사퇴해야 한다.


    즉 2026년 6월 지방선거 공천에 힘을 쓸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선 공천권을 쥘 가능성이 낮은 후보에게 힘을 싣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할 수 있고 차기 지선 때까지 유지되는 대통령 심기를 굳이 거스를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 한 몫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차기 대선과 관련해 잠재적 경쟁자를 견제하는 차원이라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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