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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견은 늘 주인을 물어뜯을 준비를 하고 있다. 권력의 추가 1도만 기울어도 특검의 칼은 곧바로 주인의 심장을 향할 것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정당의 심장부인 당사에 연 이틀간이나 영장을 들고 쳐들어간 정치 특검을 ‘견(犬)’에 비유하며 이같이 말했다.
장 대표는 "특검으로 흥한 자는 반드시 특검으로 망할 것"이라고도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요즘 정부·여당을 보면 폭주 기관차를 떠올리게 된다"라며 "과도한 정치 공세로 야당을 뒤흔드는 폭주 기관차의 모습에서 전복이 멀지 않았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라고 했다.
제1야당 대표와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대표 격인 서울시장이 이재명 정권의 특검 정치에 경고장을 날린 셈이다.
하지만 여권은 안하무인(眼下無人)이다.
실제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특검 기간을 연장하는 법안을 통과하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지난해 겨울부터 시작된 특검을 또 연장하겠다는 것이다. 내란이다 뭐다 하며 마치 광견병에 걸린 개처럼 특검이 여기저기 물어뜯으며 온 난리를 쳤지만, 당장 기소할 만큼 뚜렷한 혐의를 발견할 수 없었다는 걸 스스로 드러낸 셈이다.
현 특검법은 특검이 수사 기간 안에 수사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공소제기를 결정하지 못한 경우 사건을 관할 지방검찰청 검사장에게 인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특검법 개정안은 이를 국수본부장이 넘겨받도록 하면서 특검의 지휘하에 수사 완료·공소제기 여부 결정 및 공소유지를 담당하게 했다.
사실상 임기가 끝난 특검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꼼수’다.
이재명 정권은 특검을 마치 잘 훈련된 반려견처럼 생각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법원행정처는 이런 특검법 개정안에 대해 “수사 기간이 불명확해질 수 있다”라며 반대 취지 냈다.
특검의 지휘가 수사에 해당하는지, 특검의 수사 기간이 불명확해지고 특검의 수사 기간 및 연장절차 등을 명시한 다른 규정들과 충돌하는 것은 아닌지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현행 형소법 체계상 기소 주체는 검찰인데, 경찰 국수본이 기소 여부 결정과 공소유지를 담당한다는 개념은 현 법체계와도 맞지 않는다.
그런데도 민주당이 특검을 연장하려는 의도는 분명하다.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특검 정국을 이어가겠다는 선거 전략이다.
실제로 민주당은 특검에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김진태 강원지사에 대한 수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내년 지선 출마가 유력한 야권의 후보들로 비교적 경쟁력이 높은 단체장들이다.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려면 이들을 넘어야 하는데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쉽지 않으니, 보수 진영 전체에 내란 세력이라는 낙인을 찍어서 지방선거에서 이기려는 의도가 아니겠는가.
하지만 민주당의 이런 ‘내란 몰이’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경제 살리기와 민생 챙기기에 나서야 할 정권이 처음부터 끝까지 ‘내란 몰이’라는 정치적 이슈에 함몰된 모습을 보면 화가 치민다는 유권자들도 상당수다.
이런 불만이 누적된다면 "특검으로 흥한 자는 반드시 특검으로 망할 것"이라는 장동혁 대표와 "과도한 정치 공세로 야당을 뒤흔드는 폭주 기관차의 모습에서 전복이 멀지 않았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라는 오세훈 시장의 예언이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선거 승리를 위한 전략이 약(藥)이 되기는커녕 되레 독(毒)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재명 정권에 경고한다. 특검은 잘 훈련된 반려견이 아니다. 정치 편향적인 특검은 항상 강자 편에 서서 움직여 왔다. 이재명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되는 순간, 특검은 주인을 물어뜯는 사나운 개로 돌변할 수도 있다. 개는 그냥 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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